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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100% 완벽 연기' 그 불가능에 도전해야 한다

동메달 경쟁자 리자트디노바 넘어서려면 작은 실수도 없어야

손연재 '100% 완벽 연기' 그 불가능에 도전해야 한다
손연재(22·연세대)는 리우올림픽 첫 공식훈련에서 리본 종목을 집중해서 연습했다.

다른 수구(후프, 볼, 곤봉) 연습 때는 음악 없이 루틴을 점검한 손연재는 유독 리본만큼은 배경 음악을 틀고 실전처럼 연기를 펼쳤다.

리본 배경 음악인 탱고 선율은 끊임없이 반복 재생됐다.

손연재의 실수가 나올 때마다 전담 코치인 러시아의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의 가차없는 지적이 이어졌다.

손연재는 그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리본은 리듬체조의 4종목 중에서 가장 실수할 가능성이 큰 종목이다.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마지막 순서인 리본에서는 체력적인 부담과 집중력 저하로 큰 실수가 나와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손연재가 첫 공식훈련부터 리본을 중점적으로 연마한 것은 단 하나의 실수라도 없애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리듬체조는 종목당 1분 30초 동안 연기를 펼친다.

일반인들에게 1분 30초라는 시간은 짧게 느껴질지 몰라도 선수들에게는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다.

선수들은 1분 30초 동안 수구를 복잡하게 조작하면서 점프, 회전, 구르기를 쉴새 없이 해야 한다.

점프 때는 다리가 180도 이상 벌어져야 하고, 회전 시에는 축이 되는 발과 프리 레그가 정확히 90도 각도를 이뤄야 한다.

여기에 배경 음악과 조화도 필수다.

배경 음악의 템포와 수구를 공중으로 던지고 구르면서 받는 리스크 동작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실수 하나 없이 연기를 마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손연재는 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에 도전해야 한다.

손연재는 러시아의 세계적인 '투톱' 야나 쿠드랍체바, 마르가리타 마문이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금, 은메달을 나눠 가진다고 가정했을 때 노릴 수 있는 메달은 동메달뿐이다.

하나 남은 동메달을 차지할 후보로는 우크라이나의 간나 리자트디노바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손연재는 올 시즌 대회마다 개인 최고점을 쓰는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갔음에도 리자트디노바와 다섯 번 만나 첫 대회인 에스포 월드컵에서 단 한 번 이겼을 뿐이다.

올 시즌 국제체조연맹(FIG) 주관 월드컵 대회 기준으로 개인종합 최고점을 비교해봐도 리자트디노바(75.150점)는 손연재(74.900점)에게 앞선다.

올 시즌 리자트디노바는 간혹 나오던 실수마저 줄이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리자트디노바가 큰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기술 수준이 더 뛰어난 리자트디노바를 넘어서기 위해 손연재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감점 요인 없는 완전무결한 연기를 펼치는 것이다.

그래서 손연재의 리우 올림픽 메달 도전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기대치를 넘어섰던 손연재이기에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손연재는 19일 오후 10시 20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대회 개인종합 예선에 출전한다.

참가선수 26명 중 상위 10위 안에 들면 21일 오전 4시 59분부터 시작하는 개인종합 결선에 나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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