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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좀비 열풍' 그 이유는?

[취재파일] '좀비 열풍' 그 이유는?
브래드 피트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월드워Z가 지난 달 20일 국내 개봉 이후 14일만인 어제 관객 3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좀비 영화는 잔인한 살인 장면 등의 이유로 B급 영화로 인식돼 관객 100만 명을 넘기도 어려운 장르였는데요. 지난 2010년 9월 개봉한 '레이던트 이블4: 끝나지 않은 전쟁'이 120만 9000여 명, 올해 3월 개봉한 '웜 바디스'가 116만6000여명'으로 역대 1,2위를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월드워Z의 흥행 규모는 국내 개봉 좀비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인 셈입니다.

영화뿐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좀비 소재의 TV드라마들도 대박을 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미국 AMC방송국의 워킹데드(Walking Dead)가 대표적입니다. AMC가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워킹데드가 올초 시즌3까지 방영되면서 왠만한 지상파 드라마를 훌쩍 넘는 평균 시청자수 12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소설 등 문학 분야에 게임 분야에서도 좀비물을 빠지지 않습니다. 특유의 긴장감과 탄탄한 줄거리가 가장 큰 인기요인입니다만, 이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좀비 열풍의 이유는 과연 뭘까요? 다른 장르는 저도 잘 모르겠고요. 영화 분야에 있어서는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관객의 세분화>

월드워
개인적으론 우선 좀비 영화 제작회사들이 관객 시장을 좀더 세밀하게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좀비 영화는 공포 영화 가운데서도 오랜 장르 역사를 가진 분야로 시나리오나 스토리 구성, 영상 촬영 기법 등이 일정 부분 셋팅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셋팅은 피가 튀기고 사지가 절단되는 하드 고어식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의 취향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른바 산업적인 구조도 B급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고정된 관객층만을 타깃으로 하는 식이었죠.

그러다가 좀비 영화의 특수효과 경쟁이 양상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정교한 분장만으로는 현실감 있고, 정말 공포스러운 좀비를 구현하기가 점차 어려워진 것이죠. 관객들의 눈도 높아졌고요. 대규모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늘어나면서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고정 관객층만 가지고는 수익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 된 것이죠. 여성과 어린이 관객들까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면 1) 하이 고어적인 영상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2) 스토리를 여성.어린이들도 소화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합니다. 물론 기존 매니아층을 위한 영화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관객층이 나뉘고 있는 것이죠.

<스토리의 변화>

최근 좀비 영화.드라마의 스토리를 보면, 과거처럼 피해자들이 한참 좀비에게 죽어 나가다가 나중에 좀비를 각종 흉기로 마구 때려잡는 단순한 내용이 아닙니다. 좀비에게 도망치면서 주인공 피해자 그룹간의 단결과 연대의식을 강조하죠. 좀비를 물리칠 때도 '어떻게 어떤 무기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물리치냐'는 것보다 '가족과 연인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강한 의지를 보이느냐'는 걸 더욱 강조하죠.

<좀비에 대한 인식 변화>

좀비에 대한 인식과 표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좀비가 과거에는 악령에 깃든 존재로 묘사됐는데, 최근엔 우리 주변의 바이러스 감염자, 즉 그들도 일견에선 피해자인 것처럼 나오고 있죠. 그럼 좀비들을 죽이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을 치료하고 감싸 안아야 하는 겁니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서 윌스미스가 치료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떠오르는 군요.

 더 깊은 이유는 오늘(4일) 리포트를 제작하면서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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