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T의 휴대전화 가입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870만 명의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됐습니다. 이동통신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데, KT는 다섯 달 동안이나 해킹당한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휴대전화 판촉행사 전화.
[텔레마케터 : 3G 요금제 6만4000원 요금제를 사용해 주시면, 저희가 기기 값을 마이너스 처리시켜 무료로 드리는….]
텔레마케팅 업체를 운영하는 해커 40살 최 모 씨 등 2명은 휴대전화 기종이나 약정 만료기간을 알면, 판촉을 손쉽게 할 수 있을 것라 생각하고 국내 최대 통신사인 KT 고객 정보를 해킹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해커들이 차린 오피스텔 사무실입니다.
이들은 7개월간 연구를 통해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그 프로그램으로 KT 고객정보를 빼냈습니다.
프로그램에 휴대전화 앞 4자리를 입력하면 고객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기종과 기기 변경일자 같은 중요 개인정보가 뜹니다.
이런 식으로 KT 가입자의 절반이 넘는 8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KT는 5개월 넘게 해킹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이상용/KT 정보보호담당 상무 : 실질적으로 확인절차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해킹에 대한 유출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13일에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해커 최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를 판촉에 활용한 업자 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