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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영원한 이야기꾼' 박완서, 영면에 들다

<8뉴스>

<앵커>

한국 문학의 큰별이 졌습니다. 세대를 초월해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오늘(22일) 별세했습니다.

양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주말 아침 선생의 타계 소식은 모두에게 너무나 갑작스러웠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담낭암으로 투병 중이었지만, 사람들은 이를 모른 채 새해에도 또 한편,
선생의 이야기 보따리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41년 전 불혹의 나이 마흔에 그녀를 문학의 길로 이끈 것은 오빠를 잃어야 했던, 전쟁의 상처였습니다.

[2009년 서울대 강연 당시 : 우리 오빠는 총상 당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집에 있었어요.  저에게 힘이 됐던 건 내가 이거를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라.]

전쟁, 분단과 함께 중산층의 허위의식, '어머니'를 대표로 하는 여성 문제도 선생이 우리 사회를 들여다 보는 통로였습니다.

노년에는 남편과 아들을 먼저 보내면서 겪은 아픔을 담담하게 작품에 담아내기도 했지만, 386세대의 이중성을 다루는 등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은 모든 세대에게 공감을 줬습니다.

[2008년 SBS와 인터뷰 당시 : 허황한 소리 안 하고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과 호흡을 같이 해왔고 감수성이라든가 감각이 진부해지는 걸 항상 새로워지려고 노력해왔다 생각합니다.]

특히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풍요로운 언어로 쌓아 올린 그녀의 작품들은 한국 문학의 귀중한 자산으로 남았다는 평가입니다.

[박범신/소설가 : 나이나 권위에 안주하지 않고 현역정신을 끝까지 발휘하신 어떤 의미에선 순직이나 다름없는 그런 문학적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죠.]

[2008년 인터뷰 : 역사와는 다르게, 제가 잊혀진 오랜 뒤에도 문자니까, 한 시대를 증언하리라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왔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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