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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데 갈 곳은 없고'…노숙자들 힘겨운 겨울나기

<8뉴스>

<앵커>

한파가 벌써 한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안타까운 노숙인 동사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노숙인들의 힘겨운 겨울나기, 김요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역 지하도에서 그제 노숙인 한 명이 동사했습니다.

천안에서도 한파를 피해 움막에서 잠을 자던 노숙인이 화재로 숨졌습니다.

어둠이 내린 서울역.

영하 10도의 한파를 피해 노숙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듭니다.

인적이 드물어진 밤 11시, 노숙인들이 대합실 곳곳에 누워 새우잠을 청합니다.

그나마 실내에 온기가 남아  몸을 녹일 수 있는 대합실도 새벽 1시 반이 되면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서울역 공익근무요원 : 서울역 문 닫습니다. 밖으로 이동해 주세요. 아주머니 일어나세요. 여기서 주무시면 안돼요.]

역사 밖으로 쫓겨난 이들은 출입문 근처에 모여 1시간 동안 혹한에 떨어야 합니다.

[(서울역에서 어디가 제일 따뜻해요?) 여기(3층) 여기밖에 잘 데가 없어요. 4시 반 되면 나가라고 해요.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자는 거죠.]

이런 대합실을 피해 아예 근처 지하차도나 공원에서 잠을 자는 노숙인도 50명이 넘습니다.

[(여기 춥지 않아요?) 춥죠. (근데 왜 대합실에서 안 주무시고?) 못 자게 해요. 여기서는 나가라는 사람이 없거든요.]

영하 14도까지 내려간 새벽 4시.

노숙인 쉼터 직원들이 바빠집니다.

노숙하는 이들의 동사를 막기 위해 따뜻한 음료를 나눠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물이 조금 덜 따뜻해요.]

최근 한파 탓에 서울역 근처 노숙인 쉼터는 200명 정원이 꽉 찼습니다.

[이태용/성공회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팀장 : 인원수를 넘어서는 정도의 인원이 요즘에 계속 입실을 하고 계시고요. 2명이서 200명 관리를 하다 보니까 여러가지로 어렵습니다.]

서울 지역 거리 노숙인은  모두 1천 5백 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잠시나마 엄동설한을 피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해 노숙인들은 더 힘겹게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VJ : 조귀준,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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