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지난주 내린 폭설에 조선왕릉 곳곳에 수령 수백 년짜리 소나무들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부러지고 꺾이고, 다시 소생시키기도 힘들 정도라는데요.
김도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조와 선조의 능이 있는 경기도 구리시의 동구릉입니다.
사시사철 푸른 빛으로 조선임금의 무덤 주변을 지키던 소나무들이 부러지고, 꺾이고, 휘었습니다.
이곳 동구릉에서만 이렇게 수령 백 년 이상된 소나무까지 포함해 모두 8백여 그루의 소나무가 훼손됐습니다.
게다가 이 가운데 3백여 그루는 다시 소생시킬 수도 없습니다.
지난주 내린 봄눈이 이렇게 만든 겁니다.
[조인제/문화재청 동구릉 관리소장 : 비가 옴으로해서 가지가 젖었습니다. 젖은 상태에 눈이 오니까 그가지에 눈이 붙어서 추워지니까 그 눈이 가지에 계속 얼어 쌓였습니다.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다른 조선왕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뎠을 소나무도 뿌리 채 뽑혔습니다.
긴급 복원에 나섰지만, 작업은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렇게 조선왕릉 주변에서 모두 1천여 그루 소나무가 소생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오일순/경기도 구리시 : 자꾸 밤새 무거운 눈 때문에 저렇게 찢어지고, 부러지고 그런 걸 보니까 정말 제가 아픈 거 같아요.]
문화재청은 소나무를 추가 양묘하는 등 긴급 보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한 시민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찾기까지는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영상취재 : 박동률,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