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음주 운전자가 몰던 차가 불법 주차된 차량에 부딪히면, 그 손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할까요? 불법 주차한 차의 주인도 절반은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정인 기자입니다.
<기자>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23살 황모씨는 만취 상태였던 친구 김모씨의 차에 함께 탔습니다.
김씨가 몰던 차는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다 중앙선을 넘었고, 놀란 나머지 급하게 핸들을 반대로 꺾다가 도로변에 불법 주차했던 차량 2대를 잇따라 들이 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목뼈를 다쳐 전신이 마비된 황씨는, 불법 주차된 차량의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이에대해 "보험사는 황씨가 입은 피해의 절반에 해당하는 3억 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황씨도 물론 술에 취한 친구의 차에 올라탄 잘못이 있지만, 불법 주차로 인해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불법 주차된 차량의 보험사에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입니다.
[한문철/변호사 : 음주운전자에게 주된 책임이 있지만,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사고가 발생됐고 사고 결과가 커졌기 때문에 불법주차 차량에게도 손해배상이 인정됩니다.]
별다른 죄의식 없이 한 불법 주차가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고, 이에대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법원은 엄중히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