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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사람 잡는 다리 그대로 방치

<8뉴스>

<앵커>

서울 중랑천의 한 다리에서 최근 4년간 장마철에만 5건의 사고가 났습니다. 이쯤되면 관할 구청이 나서서 무엇인가 조치를 취해야 할텐데 소방구조대원의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김수형입니다.

<기자>

중랑천의 한 다리입니다.

그제(12일) 오후, 한 초등학생이 이 곳을 건너다 물에 휩쓸려 갔습니다.

중랑천은 장맛비로 물이 불어 있던 상태.

이 초등학생의 시신은 실종 이틀만인 오늘 오후 2시에 발견됐습니다.

[조훈님/인근 주민 : 불쌍한 애들만 죽잖아요. 사고나서... 원망스러워요.]

사고가 난 다리는 평상시 사람의 통행이 많은 곳.

하지만 이 다리의 난간이라곤 한 뼘 높이가 고작입니다.

주변에 제대로 된 경고판조차 없습니다.

[이명숙 : (비만 오면)다리하고 물 표면하고 거의 차이가 없어요. 여기 애들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요? 난간도 하나 안 해놓고...]

이 다리에서 일어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소방서 사고 일지입니다.

2001년 이후, 사고는 모두 5번.

그동안 초등학생 2명이 익사했고, 재작년에는 같은 날 네시간 사이로 사람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김연수 : (구청이 그러고 나서 바꾼거 하나도 없어요?) 바꾼거 하나도 없어요. 이거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해요. 해마다 애들이 하나씩 죽는데...]

지난 해에는 한 소방 구조 대원이 사고 재발을 막아달라고 관할 구청에 민원까지 제기 했습니다.

한 다리에서 장마철에 잇따라 인명 사고가 나는데도 사후 조치는 없었습니다.

[구청 민원인 : 무성의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그렇게 죽고 그러는데, 빨리 대처를해야지 인명 피해가 없을텐데, 대응을 하는 건 없어요.]

관할 구청에 찾아가봤습니다.

[도봉구청 담당자 : (위험하다고 민원이 있었던데...) 솔직히 말씀 드려서 안전이 어떻다고 하는 민원이 기억이 안나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봅니다.]

현재 다리의 관리 책임은 도봉구청에 있지만 다리 끝 둔치는 노원구청이 관리합니다.

도봉구청은 사고의 원인이 노원구청에 있다고 떠 넘깁니다.

[노원구에서 안 한거죠. 노원에서 이 교량에 접근하는 시설을 차단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노원구청의 얘기는 다릅니다.

[노원구청 담당자 : 그거는 자기들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거지. 교량 관리하는 사람이 해야지. 왜 우리가 해요. 지금 바리케이드라고 쳐 놓은 것 보았죠? 사람이 못 들어가겠습니까?]

관리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에도 주민들의 위험한 통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연수/인근 주민 : 매년 사람이 죽어 가는데, 막는 사람이 없어요. 저렇게 놔두면 매년 사람이 죽으라는 얘기밖에 더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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