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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감원에 생존스트레스

◎앵커: 미국에서는 요즘 서바이벌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대규모 감원태풍을 피해서 일자리를 지킨 사람들이 느끼는 죄의식, 그리고 스트레스를 뜻합니다.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닌 듯합니다. 워싱턴 백수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쉽게 화가 나고 이유없이 몸이 아프다. 직장 동료들이 해고당한 것을 목격한 뒤 이런 증세를 호소하는 미국 근로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식습관이 바뀐 근로자가 적지 않고 여성의 경우에는 몸무게마저 줄어듭니다.

심지어 자기만 살아남았다는 죄의식에 시달리다 만성적 우울증이나 편집증에 걸린 근로자도 있습니다.

<준 프라이스 탱리(조지메이슨대 심리학 교수): 동료나 상사와 얘기를 하지 않게 됩니다. 변화된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지 해고의 이유가 무엇인지 몰라 매우 불안해합니다.>

최근 이루어진 한 설문조사에서는 이른바 생존 근로자의 38%가 가정생활에서 위기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43%는 사회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강도가 세진 작업과 다음은 내가 해고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그러나 서바이벌 신드롬의 발병 확률은 회사측 태도에 크게 좌우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습니다. 공평한 절차를 거쳐 감원하고 진지한 자세로 재취업을 알선해주면 부작용이 훨씬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앤지 분(심리학자): 근로자들이 조직의 구조나 해고가 단행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더 큰 죄의식을 갖게 됩니다.>

경영진이 이처럼 현명하지 않더라도 뒤에서 비방하는 일은 오히려 자기 건강을 해치는 만큼 개선할 것이 있으면 앞에서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합니다.

또 평생 고용에 익숙해져 있는 아시아의 경우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후유증이 훨씬 심각해지므로 국가적인 관심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에서 SBS 백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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