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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용서하오

◎앵커: 다음은 평양상봉 소식입니다. 늙은 부부의 상봉은 애 절하기만 했습니다.

◎앵커: 서로에게 죄인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기성 기자입니다.

○기자: 1.4후퇴때 생이별한 아내, 두 딸과 마주앉은 79살 최성 록 씨. 침대 위의 사진과 자료들을 가득 펼쳐놓 고 한참이나 잃어버린 옛날을 떠올리다 허리춤 에 고이 간직한 주머니를 꺼냅니다. 금가락지를 끼워주기 위해 잡은 아내의 손. 곱고 희던 그 손은 나무등걸처럼 거칠게 변해버렸습니다.

<손이 뭐...> <됐다 됐어> 최 씨는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최성록(79): 당신에게 말을 못하겠어, 내가 죄 인이다. 내가 50년간 이렇게 말이지, 날 용서하 고 이해해줘요. 날 용서해 줘.> 아내와 두 딸도 목이 메입니다. 헤어질 때 핏덩 이였던 아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며느리에게 주려고 샀던 금목걸이도 아내에게 줬습니다.

<며느리가 있으면 주려고 말이지, 요거 잘 봐 자, 대 봐 끼워봐> 북쪽에서 시어머니를 계속 모시고 살았던 아내 는 남편을 다시 만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 지 않습니다.

<유봉녀(75): 이렇게 오래 살아서 만나게 될 줄 은 난 생각도 못했댔구.> 50년만에 다시 만난 노 부부는 통일이 될 때까 지 죽지 말고 다시 만날 것을 거듭 약속했습니 다.

<당신 몸 건강해야 돼. 그렇게 해서 또 만나.> <오래오래 삽시다 우리> SBS 이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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