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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훼손 심각

◎앵커: 제주도에는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이름난 동굴이 많습 니다. 하지만 마구잡이 개발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화산동굴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이용 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산활동으로 용암이 흘러내려 생겨난 제주의 천연동 굴은 발견된 것만 82개나 됩니다. 이 가운데 만 장굴을 비롯해 4개만 문화재로 지정됐을 뿐 나 머지 대부분은 방치상태입니다.

북제주군 한경 면 신창리 길이 885km의 화산동굴 성굴 위로 집과 길이 올라섰습니다. 동굴입구에 들어선 집 도 있습니다.

<고경림(북제주군 한경면 신창리): 마늘을 보관 하는 창고인데 여기 보세요. 균열이 생기지 않 았습니까?> 동굴 천장은 쩍쩍 갈라지고 떨어져내린 용암석 이 쌓여 있는데 주민들은 농작물 보관창고로 쓰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고 사정 은 별로 나을 게 없습니다.

소천동굴은 입구가 무너져 내렸고 귀한 용암이 마구잡이로 잘려 나갔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계기관이 취한 조치는 일부 동굴에 한해 일반인들이 드나들 수 없도록 출입문을 막아 놓은 게 전부입니다.

길이 1만 7049m로 단일 화산동굴로는 세계 최 고의 동굴. 구석기 시대의 유물이 발견돼 교과 서에까지 실린 이 동굴은 입구를 아예 막아놓 았습니다.

길이 4675m로 세계 10위를 자랑하는 수산굴은 비교적 보존 상태가 좋은 편이지만 농로와 차길을 넓히면서 붕괴 위험에 빠졌습니 다.

<손인석(화산지질학자): 다른 동굴은 거의 다 붕괴 단계에 와 있고 특히 도로 건설, 확장, 이 거에 의한 외부적인 진동의 영향, 이거로 인한 파괴 속도는 더 가중을 하고 있습니다.> 화산동굴 보존에 대해 행정당국의 관심은 그리 높지가 않습니다. 정밀측량과 종합연구 계획도 없습니다.

<남제주군관계자: 도로 설계할 때 땅속의 굴은 나타나지 않고 동굴에 대한 업무지시는 없고 문화재 실태조사는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억겁의 세월 동안 자연이 빚어낸 화산동굴. 무 관심과 밀어붙이기 개발 바람에 귀중한 자연유 산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SBS 이용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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