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가평을 비롯해 경기 북부에서는 밤새 이어진 극한호우로 산사태가 잇따랐습니다. 토사가 쏟아져 내리면서 민가와 공장이 파묻혔고, 도로 곳곳이 끊어졌습니다.
경기 북부 피해 현장은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폭우로 아수라장이 된 아스팔트 도로.
산에서 떠밀려온 토사와 돌덩어리들이 길을 뒤덮었습니다.
고무 공장 안에 있던 기계들은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김민호/경기 포천시 : 물이 굉장히 많이 내려와 있었고, 바위가 옆집 앞 공장을 다 덮친 상태였죠.]
오늘(20일) 새벽 경기 포천시 내촌면에는 한때 시간당 94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김미선/경기 포천시 : 폭포수 같이 왔어요. 여기다가 발을 디디면 땅에 닿으려면 이렇게 비켜갈 정도로 물살이 그렇게 세게 왔어요. (그러다가) 쿵 소리가 나면서 저기가 무너진 거 같더라고….]
집 현관 입구까지 들이닥친 비를 피하기 위해 주민들이 맨몸으로 집을 나선 사이,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강한 폭우에 토사, 바위가 휩쓸려 내려오면서 민가를 덮쳤는데 이렇게 곳곳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습니다.
집이 토사에 파묻히면서 고립됐던 90대 노부부가 경찰에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김정일/경기 포천시 : (길 모양이) 직선으로 되니까 (바위가) 굴러 떨어지면서 저 집을 덮친 거예요. 그분들 죽을 뻔했어, 진짜로. (어르신들이)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대요, 지금까지.]
간밤에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도로까지 쓸려 내려오면서 복구 작업을 위해 지금은 차량 통행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포천 내촌면 지하차도도 물에 잠겼고, 백운계곡에서는 1명이 실종돼 소방 당국이 수색 중입니다.
경기 의정부와 고양을 잇는 교외선 열차 선로에도 토사가 유입돼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오늘 새벽 경기 북부 지역에만 112 신고가 120건 넘게 접수됐고, 170여 가구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