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금요일 정부 행정 전산망에 문제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런 디지털 재난에 대처할 정부의 매뉴얼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다시 출국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권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난안전기본법에는 위기 상황에 사전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 관리 매뉴얼을 만들도록 돼 있습니다.
위기 상황을 41개로 분류해 소관부처를 정해놓고 있는데, 정보통신, 금융전산 위기는 명시돼 있지만, 행정 전산망 사고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이번 사고를 디지털 재난이 아닌 단순 장애로 접근해 피해를 키운 것은 이런 제도적 미비가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비판이 이어지자 한덕수 총리는 행정 전산망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시스템 구축 및 운영과 관련해 관행이나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법령 미비점은 없는지를 원점에서 점검하고 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행안부도 민관 합동 TF 첫 회의를 열고 전산망 마비의 최초 원인은 무엇인지 분석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정부 홍보차 해외에 나갔다가 급하게 귀국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대통령 영국 순방에 동행하기 위해 다시 출국했습니다.
모레(23일) 예정된 국회 행안위 현안 질의에는 고기동 차관이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무책임한 출국이라며 이 장관을 비판했습니다.
[강선우/민주당 대변인 : 디지털 재난을 제대로 수습조차 하지 못하고, 다시 해외 출장을 떠날 생각이 듭니까? 책임을 회피하려 도망간 꼴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영국 장관과 디지털 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불가피하게 출국한 것"이라며 "협약 체결 뒤 곧장 귀국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박정삼, 디자인 : 손승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