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세 살 배기 아이를 움직일 수 없게 식탁 겸용 의자에 계속 앉혀 놨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두 달 동안, 하루에 길게는 3시간까지 아이를 꼼짝 못 하게 앉혀둔 건데요,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UBC 신혜지 기자입니다.
<기자>
점심 식사가 막 끝난 시간, 한 아이가 자기 몸보다 작은 식탁 겸용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다음날에도, 또 다른 날에도 똑같은 의자에 앉아 있는 아이.
이제 막 등원한 아이가 교사의 손에 이끌려 외투를 벗자마자, 바로 의자에 앉는 날도 잦아집니다.
하루는 아이가 답답한 듯 몸부림치다 옆으로 넘어지는데, 교사가 덮개를 빼준 뒤에야 겨우 의자에서 벗어납니다.
28개월 된 A군은 길게는 3시간 동안 매일 이렇게 생활했는데, 아이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CCTV를 확인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A군 아버지 : 의자에도 잘 앉아 있던 애가 의자에 안 앉아 있으려고 하고요, 앉히려 하면 싫어하고. 카시트에서도 계속 벗어나려고 해요, 카시트 앉으면 울고 계속 짜증 내고.]
아이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처음 찍힌 건 지난 9월, 어린이집이 보관하고 있던 60일 치 CCTV 영상 중 첫날입니다.
[A군 어머니 : 그중에 제일 잘 앉아서 앉힌 건가요? 하나라도 덜 움직여야 선생님들 손이 덜 가니까. 그게 혹시 맞는 건가요?]
[담임교사 : 네. 맞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 다른 학부모들에게 보낸 공지문에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문제가 된 담임교사 2명은 현재 사직한 가운데,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