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미산의 마을 주민 리춘샹 씨는 최근 병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호랑이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당시에는 호랑이인 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호랑이는 지난 23일 오전 7~8시(현지시간)쯤 마을로 내려왔고, 10시간 넘게 배회하다 당일 오후 9시쯤 마취총 5발을 맞은 뒤에야 제압됐습니다.
리 씨는 눈앞에서 뭔가가 달려들 때도 그게 호랑이인 줄 몰랐으며, 커다란 물체가 자신을 한 번 물고 울음소리를 낸 뒤 다른 곳으로 갔다고 기억했습니다.
그는 호랑이에 물린 뒤 "(인근마을 주민인) 쑹시궈 씨가 나를 돕기 위해 소리를 지른 뒤에야 비로소 눈앞에 호랑이가 있는 것을 알고 정신이 멍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쑹 씨가 서둘러 차에 태워준 뒤 몸 상태를 물었을 때도 "어깨가 조금 아프다"라고만 답했습니다.
리 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크고 작은 상처 5곳이 확인됐지만 다행히 혈관이나 신경 등은 다치지 않았고, 어깨 상처 봉합수술을 한 뒤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리 씨는 사고 당일 오전 마을에 호랑이가 내려왔다는 소식도 듣지 못한 채 옥수수밭에서 일하던 중이었습니다.
마침 승용차를 몰고 지나던 쑹 씨는 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하려는 것을 보고 경적을 울리며 밭으로 돌진해 호랑이가 인명피해를 내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병원 측은 호랑이가 러시아에서 넘어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리 씨에 대해 코로나19 핵산검사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조에 나섰던 쑹 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시속 60~70km로 운전했는데 호랑이의 속도는 시속 100km 쯤 되는 것 같이 느껴졌다"면서 "안 되면 호랑이에 한 번 부딪쳐 피하게 해서 쫓아낼 생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시 차를 산 지 얼마 안 됐지만 차나 (구조에 따른) 영예 같은 건 생각도 못했고, 호랑이를 쫓아내 사람을 구하자는 생각뿐이었다"면서 "지나고 나서 보니 무서웠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쑹 씨 등 '용감한 시민' 2명에게 '정의를 위해 용감히 나섰다'는 영예와 함께 1인당 2만 위안(약 343만 원)의 포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조사 결과 호랑이는 2~3살 정도의 수컷으로, 225kg 정도 무게에 매우 사나운 성질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국은 인근 산 이름을 따 이 호랑이를 '완다산 1호'로 이름 지었고, 헤이룽장성 무단장의 사육센터로 옮겨 45일간 격리 관찰과 유전자 검사 등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완다산 지역에는 4~6마리의 야생 호랑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완다산 1호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 국경지대에서 활동해왔으며 '러시아에서 왔는지' 등 정확한 근원을 알기 위해서는 양국의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고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주민들은 아직도 호랑이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중국신문망, 신경보, CCTV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