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뜨거운 열기에 민심의 바람이 요동친다. 보수 야당은 승리를 자신해 왔다. 여론조사 금지 기간 직전까지 각 언론사 등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야권이 앞서는 결과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된 사전투표는 재보선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여당과 지지세력은 '샤이 진보'가 뭉치고 있다고 자신한다. 바람이 어디로 향할지 관측이 분분하다. 바람이 향하는 곳을 조금이라도 빨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대선 바로미터 충북', 서울시장 선거 바로미터는...?
마부작침은 모두 4천 184만여 표를 분석했다. 역대 서울과 부산의 민선 시장 선거 데이터 모두다. 서울 시민 3천 228만여 표 그리고 부산 시민 956만여 표다. 서울 25개 구, 부산 16개 구군의 23년 치 개표 데이터다. 행정동 단위로 더 좁혀서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같은 기간 동안 서울에는 425개, 부산 205개 행정동의 읍면동 개표 데이터가 존재한다.
데이터 : 1-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 + 2011년 재보궐 개표결과 <출처 : 선거관리위원회>
● 역대 서울시장 모두 맞힌 구는? 영등포, 양천, 강동, 중구
● 진짜 풍향계는 영등포구...비결은?
전문가들은 영등포구의 이런 특성은 '정치적 중도층'이 많은 지역적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종찬 소장(인사이트케이)은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중도층의 표심"이라며 "영등포구는 (정치 성향이) 진보적이나 보수적으로 뒤섞여서 나타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최근 10여 년 동안 서울 지방선거 결과는 중도층의 선택이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와 정치적 중도층이 많은 영등포구의 개표 결과가 유사하게 수렴했다는 거다.
전문가 분석을 개표 데이터로 확인해 봤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를 범보수와 범진보로 구분한 다음에 정치 성향별 득표율을 나눠봤다. 가령 국민의힘은 범보수, 정의당은 범진보로 묶어서 구분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영등포구의 범보수 득표율 42%, 범진보 득표율은 49% 그리고 구분이 힘든 무당층은 9%로 나타났다. 나머지 족집게 구들 역시 결과는 비슷했다. 범보수 득표율보다 범진보가 득표율이 조금 더 앞선 공통점이 있었다.
반면 나머지 동네에서는 꾸준히 진보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문래동, 대림동 등이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결과 지도를 보면 샛강을 경계로 보수와 진보 성향이 확연히 구분된다. 반대 성향의 동들이 뒤섞이며 영등포구는 중도적인 색채를 띠게 된다. 당선자 풍향계가 된 이유로 보인다.
● 행정동 민심이 진짜 민심? 이곳을 주목하라!
중랑 망우3동...3%p 내 차이
- '최고의 풍향계 동'은 노원 상계2동과 도봉 쌍문1동...2.5%p 내 차이
그렇다면 구 단위 말고 동 단위로 민심 풍향계는 없을까? 마부작침은 서울 425개 행정동을 들여다봤다. 참고로 서울시장은 보수와 진보 후보들이 비슷한 횟수로 당선됐기 때문에 당선자를 맞히는 게 쉽지 않다. 득표율 오차와 상관없이 8명의 서울시장 당선자를 모두 맞힌 행정동은 45개였다.
오차 범위를 크게 좁혀봤다. 흔히 접전이라고 부르는 오차 3%p로 줄여보면 더 정밀한 풍향계 동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선거마다 당선자 득표율을 3%p 안으로 맞힌 동네는 서울에 8곳이나 됐다. 강동 천호1동, 강서 가양2동, 노원 공릉2동, 노원 상계2동, 중계본동, 성동 성수1가1동, 중랑 망우3동이다. 당선자 득표율과 오차를 2.5%p로 더 줄여봤다. 단 2곳이 꼽혔다. 노원 상계2동과 도봉 쌍문1동이다.
그런데 풍향계 구인 영등포구, 양천구, 중구에 포함된 행정동이 한 곳도 없다. 즉, 구와 동별 풍향계 동네가 꼭 같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세대가 분포되어 있는 노원, 강서, 강동구가 주목할 만하다.
행정동 단위에서 꼽힌 풍향계 동에서 어떤 상징성을 찾기는 힘들었다. 서울 전체 연령대별 인구 분포를 비교해 봤다. 해당 풍향계 동과 서울시 전체와 인구 구성비상 유사성은 없었다. 정치 성향 비율도 서울시 전체와 일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23년간 2.5%p 안 되는 적은 격차로 서울시장 당선자를 맞힌 것만은 사실이다.
● 보수 시장 텃밭인 부산...'풍향계 동' 있을까?
과연 얼마나 많은 행정동에서 부산시장을 맞춰냈을까? 부산 205개 행정동에서 항상 당선자를 맞힌 곳은 82곳이다. 서울 풍향계 동네 비율(10.59%)과 비교하면 당선자를 맞힌 동네 비율(40%)은 4배나 높다. 하지만 그간 지방선거에서 부산 시민들 다수가 보수의 편을 들어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율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로는 지난 6회 지방선거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오거돈 후보가 진보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당시 서병수 후보에게 득표율 1.31% 차이로 패배했다. 당시 부산에서도 동네마다 후보들의 손을 제각각 들어줬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취재: 유덕기, 배여운, 안혜민 디자인: 안준석 인턴: 이수민, 김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