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 씨는 지난 3일 밤 미국 주식 거래창을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한 주 당 8~9 달러 정도였던 한 원전업체 주식이 98% 넘게 폭락해 0.13달러로 표시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A 씨는 2천 주 가량을 매수 주문했습니다.
[A 씨/주식 투자자 : 그냥 이유 없이 그렇게 떨어져서. 매수를 하면 차익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계좌에) 총 50만 원 있었고 시장가로 조금 매수를 했는데.]
알고 보니 폭락한 주가는 뉴욕 거래소의 '전산오류' 때문이었고, 거래소는 40개 종목을 1시간 뒤 정상가로 복원했습니다.
모두 정상가로 체결되면서 일부 투자자는 가진 돈보다 최대 수십 배에 달하는 거래가 발생해 미수금을 떠안게 됐습니다.
[B 씨/주식투자자 : 손이 덜덜 떨리면서 들어가 봤더니 갑자기 제가 본 적이 없는 금액이. 제가 200불 주문을 넣었는데 2천만 원 주문이 이뤄진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국내 피해자는 수십 명으로 피해액은 수억 원대로 추산됐습니다.
시장가로 제한 없이 거래가 체결된 키움, 미래에셋 증권에서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김대종/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미수 금액에 대한 제한을 둬야 국내 개인들의 과도한 실수나 전산 오류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투자자 보호를 해야 하는 증권사의 의무가 있다.]
피해자 보상요구가 커지자 키움증권은 일단 "접속 기록과 체결 여부 등을 고려해 개별 보상 액수를 정하겠다"고 했고 미래에셋증권도 "피해 보상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주문 체결 방식 보완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