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병 등으로부터 구타와 폭언, 집단따돌림을 겪던 해군 일병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오늘(7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18일 해군 강감찬함에서 선임병 등으로부터 구타, 폭언, 집단따돌림을 겪던 정 모 일병이 휴가 중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센터에 따르면 정 일병은 지난해 11월 해군에 입대한 뒤 지난 2월 강감찬함에 배속받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면서 2주간 청원휴가를 다녀왔고, 이후 집단적 따돌림이 시작됐습니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정 일병이) 아버지 간호를 하고 온 사정을 알면서도 '꿀 빨고 있네', '신의 자식'이라는 말을 하며 대놓고 정 일병을 따돌렸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 일병이 근무 중 실수를 하면 가슴과 머리를 밀쳐 갑판에 넘어뜨리거나 정 일병이 "제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죽어버려라"고 답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정 일병은 이후 구토, 과호흡 등 공황장애 증세를 보였고, 주변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미쳐가고 있는 중이라고 정의하는 등 극도의 심리적 불안 상태를 보였습니다.
센터 측은 해군이 정 일병의 사건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쉬쉬했다며, 전날 국방부가 밝힌 "병영문화 변화" 발언 등에 대해서도 "껍데기만 바뀐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군본부는 "정확한 사망 원인과 유족이 제기한 병영 부조리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선임병 등의 추가 가혹행위와 함장, 부장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구성 : 김휘란, 편집 : 박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