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이 1년 반 가까이 이어졌던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습니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지난 2021년 8월 이후 1년 6개월 만입니다.
숨 가빴던 인상 행진에 제동을 건 이유는 경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경제 성장률은 -0.4%로 2년 반 만에 역성장했고,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고금리에 민간소비도 감소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도 22개월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한국은행은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됐지만 앞으로 국내경제는 부진한 성장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1.7%에서 1.6%로 낮춰 잡았고, 내년엔 2.4% 성장할 걸로 내다봤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5%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잡히지 않으면 언제든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습니다.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단 것도 문제입니다.
현재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는 1.25% 포인트로 벌어지면서, 원 달러 환율은 1,300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자를 더 주는 미국으로 자본이 흘러가면서 달러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 가격 등이 같이 오르면서 다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75% 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