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가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소식 얼마 전에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피해 학생이 코치의 폭행을 은폐하기 위한 탄원서에 서명하도록 강요받은 사실까지 새로 드러났습니다.
최희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코치에게 맞아 다리에 피멍이 든 A 선수는 지난주 동료의 아버지로부터 황당한 탄원서 한 장을 받았습니다.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 때문에 받은 체벌이므로 문제 될 것이 없고 가해 코치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피멍 사진이 더 이상 언론에 보도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A 선수는 자신이 작성하지도 않은 탄원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거부했고 결국 동료가 대신 서명해서 제출했습니다.
[A 선수 : (동료가) 자기가 대충 (서명) 했다는 거예요. 뭘 대충하느냐고 했어요. 그런데 일단 보냈다는 거예요. 제 서명을 해서.]
A 선수에게 서명을 종용한 학부모는 자신의 아들도 코치에게 맞았지만 훈육 차원으로 이해해 탄원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탄원서 작성 학부모 : 너희들이 잘못해서 맞은 것이고, 스승 호적에 빨간 줄 그으면 네가 철 들면 후회할 것이다(라고 했어요.)]
코치의 폭행이 처음 불거졌던 지난 5월에도 폭행이 없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학부모들이 단체로 제출해 교육청 조사가 중단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은폐에 급급한 일부 어른들의 그릇된 행태 때문에 선수들은 가슴에도 멍이 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