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살해한 남자는 40살 정모 씨입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술집 3곳을 운영하는 남자입니다. 아내는 올해 36살인 박모 씨. 두 사람은 2004년에 결혼했습니다. 아내는 2008년 남편이 운영하는 자동차 관련 업체를 넘겨받아 남편 대신 사업을 했습니다. 아내는 사업 수완이 아주 좋아서 회사 규모는 점점 커졌습니다. 사업이 번창해서 최근에는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순수익이 2억 원이 넘을 정도였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살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죽일 용기는 없었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 종업원에게 사람 뒷조사 할 수 있는 곳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종업원이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한 심부름센터 사장을 소개해줬습니다. 남편은 지난 5월 술집에서 심부름센터 사장을 만났습니다. 심부름센터 사장은 30살 된 젊은 남자였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살해해주면 6천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일단 착수금으로 3천만 원을 줬습니다.
심부름센터 사장은 영악했습니다. 사장은 의뢰인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하면서 돈만 챙길 심산이었습니다. 사장은 범행하는 데 이게 필요하다 저게 필요하다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돈을 더 요구했습니다. 6천만 원이 1억 9천만 원까지 뛰었습니다. 사장은 넉 달 동안 이중 1억3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범행을 시작했습니다.
승용차는 얼마 가지 않아서 서울 성수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운전자인 심부름센터 사장은 지하3층까지 내려가 차를 세우고 운전석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뒷자석에 올라타 아내의 목을 졸랐습니다. 아내는 발버둥치면서 저항했지만 저항할수록 목을 누르는 힘은 더 세졌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내가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사장은 그 길로 주차장을 빠져나와 경기도 양주의 야산을 향해 달렸습니다. 사장은 눈에 띄지 않는 야산 깊은 곳에 시신을 내려놓고 그 위에 이불을 덮었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이 찾지 못하게 삽으로 흙을 퍼 올렸습니다.
아내를 살해했다는 연락을 받고 남편은 이튿날 경찰에 찾아가 아내가 사라졌다며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은 사라진 아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찾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틀 동안 서울 강남과 경기도 수원에서 아내 카드로 2백70여만 원이 결제된 사실을 확인했는데, 결제한 상점 CCTV를 돌려보니 똑같이 생긴 젊은 남자가 등장했습니다. 남자의 신원을 확인해 보니 심부름센터 사장이었습니다.
경찰이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왜 아내를 죽인 겁니까?' 남편은 '거지가 될까봐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심부름센터 사장은 울먹이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심부름센터 같은 데 청부 폭력이나 불법적인 것 의뢰하지 마시죠, 의뢰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비정한 남편과 잔혹한 심부름센터 사장은 구속됐습니다. 천륜을 거스르면 죄값을 치르기 마련입니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천륜과 인륜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