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그러면 외환위기 당시 쫓겨난 은행 직원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한 시중은행 명예 퇴직자들의 모습을 담은 이른바 '눈물의 비디오', 10년 전 그 주인공들을 다시 만나봤습니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 다음 날이면 문을 닫게 되는 은행 지점은 끝내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김모 씨/당시 제일은행 계장 : 진짜 똘똘 뭉쳐가지고 좋은 은행으로 다시 살렸으면 하는 (바람을)...여러분한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목놓아 우는 마지막 인사로 국민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여행원은 퇴직 이후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당시 비디오의 주인공이었던 이삼억 씨는 2년 반 뒤 마흔 다섯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병원 가는 것도 미룬 채 은행일에 몰두했던 이 씨의 병명은 췌장암 말기였습니다.
입사한 지 20년 만에 평생직장으로 여겼던 은행에서 물러난 정암수 씨.
[정암수/제일은행 퇴직 : 은행은 망한다는 그런 생각을 못했었죠. 고민은 좀 했었어요.. 그만두고 뭘 해야 될까.]
정 씨는 퇴직금으로 부천에 작은 공장을 차렸다가 지금은 주차관리업체의 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직접 촬영을 했던 이응준 씨는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코끝이 시큰합니다.
[이응준/당시 제일은행 홍보팀 직원 : 힘들 때나 술 한잔 했을 때나 과거 생각을 해보고싶을 때 그 비디오를 보는데 모든 사람들이 고생을 했고.]
외환위기 당시 우리 사회의 우울한 모습을 담은 눈물의 비디오.
10년의 세월은 흘렀지만 그때 받은 국민들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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