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 2018.10.04 20:38
| 수정 : 2018.10.05 19:44
뉴스에는 위아래가 없다 - 스브스뉴스
불굴의 사나이 말고 평범한 아빠이고 싶어요
불굴의 사나이말고 평범한 아빠이고 싶어요
불굴의 사나이 말고 평범한 아빠이고 싶어요
7년 전,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그날. 주말에 자전거를 끌고 제가 근무하던 부대 근처로 갔어요. 자전거 라이딩 대회에 참가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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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달리다 비때문에 미끄러져 나무에 부딪혔어요. ‘아니, 아이 셋 있는 아빠가 이렇게 다치면 어떻게 해!’ 의식을 잃던 순간에도 아내의 잔소리만 떠올랐어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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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추 3, 4번이 손상돼, 어깨 아래로는 움직이실 수 없습니다.” 병원에서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습니다. 수술 조차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저는 그렇게 척수장애인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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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죽고 싶은 생각에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주위의 시선도 고통이었어요. “애들 셋 낳고 장애인 돼서 그나마 다행이네.” “군인 부사관 씩이나 했던 사람이 그렇게 돼서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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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들때문에 용기를 내야만 했습니다. 밖으로 나가 머리로 조종할 수 있는 휠체어를 샀고 태블릿 PC 사용법을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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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애를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어요. 여러 NGO와 국가기관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고 현재는 장애인식개선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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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집 안에서는 아이들에게 부탁을 합니다.“눈 부셔서… TV 좀 꺼줄래?” “열 나서 그런데, 선풍기 좀 켜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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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말없이 도와주는 아이들을 보며 혹시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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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 선물을 하나 받았습니다. AI 스피커와 IoT 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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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기기와 연결돼 음성만으로 기기를 작동 시킬 수 있는 AI 스피커. 저는 받자마자 전등을 켜고 꺼봤습니다. 이제 밤마다 곤히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우지 않게 돼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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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집 안에서도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났습니다. 아이들에게 “이것 좀 해줄래?” 대신, “할 수 있어.” 라는 말을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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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도 더 자주 놀아 줄 수 있었습니다. 터치 펜을 입에 물고 검색해야했던 것도 이제 AI 스피커로 쉽게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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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비롯해 척수장애인 300 가구에 IoT기기와 AI 스피커를 선물했던 통신회사는 이러한 저의 스토리를 영상에 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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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작된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520만 뷰를 기록했고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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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는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해주고 싶은 것도 많아졌습니다.
불굴의 사나이 말고 평범한 아빠이고 싶어요
장애를 극복한 불굴의 사나이라는 인정보다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아빠라는 자리를 지키며 언제나 아이들 곁에서 힘이 돼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