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방법도 마땅치 않다…일상을 위협하는 '드론 몰카'

집에서 옷 벗을 자유도 없습니다

“어떤 X친놈이 드론을 저희 집 창문에 밀착 시켜서 몰카를 찍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신체 일부를 노출 중이었고, 촬영은 20분 넘게 된 것으로 압니다.” -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내 벽보 중

대전에 있는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던 벽보입니다. 벽보를 쓴 사람은 ‘드론 몰카’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벽보가 화제가 되면서 SNS에서는 ‘드론 몰카’ 목격담이 이어졌습니다.

“엄마에게 ‘옷 벗지마, 드론 촬영 중이야’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렸죠. 다들 소리를 지르면서 몸을 가렸어요.” -A씨/28세, 여성 A씨는 지난 15일 제주도에 있는 한 바닷가에서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립니다.

“천정이 없는 노천 샤워장이었는데… ‘드론 날리지 마세요’, ‘촬영하지 마세요’, 라는 방송이 나오길래 설마 했어요. 샤워실에 들어왔는데 드론이 공중에 딱! 떠 있었어요. 분명히 촬영을 하고 있었어요” -A씨/28세, 여성

A씨는 가족과 친구와 함께 바다에 놀러갔다가 몰카 피해자가 됐습니다. “‘OO해변 드론’을 검색하니까 사진이나 영상이 정말 많아요. 그만큼 피해자가 많다는 거잖아요.” -A씨/28세, 여성

“멀쩡하게 생긴 남자가 노천탕 바로 근처에 서있었어요. 부웅∼하는 소리가 나서 봤더니 노천탕 위에 드론을 띄워 놨더라고요.” -B씨/28세, 여성 B씨는 노천탕 앞에서 당당하게 드론을 작동하던 남자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드론 띄우지 마세요!” 이 남자를 제재한 사람은 노천탕 앞에서 노점을 하시던 할머니들이었습니다.

B씨는 기가 막혔습니다. “이런 일이 얼마나 많았으면 할머님들이 드론도 모자라 드론 몰카까지 아시겠어요” -A씨/28세, 여성

드론은 방공구역에서 비행하고 촬영할 때는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허가 없이 띄우고 촬영할 수 있습니다.

“드론 몰카로 촬영한 내용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해야만 처벌 받습니다.” -김영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드론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촬영했다 하더라도 모두 처벌할 수도 없습니다.

“탈의실, 샤워실 등은 확실하게 처벌 받습니다. 하지만 집 안을 고의로 촬영하다가 걸려도 피해자가 옷을 입고 있었다면 처벌이 어렵죠.” -김영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심지어 이렇게 악용되는 드론을 잡아도 드론 주인을 영영 못 찾을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 달린 드론을 구매하는데 규제도 제한도, 신고할 의무도 없습니다. 들키면 그냥 버리면 끝이에요. 드론에 남은 지문이 없다면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김영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새로운 몰카가 또 등장했습니다. 시민들의 ‘일상 불안’은 그만큼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조심하면 될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