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출고 : 2017.06.27 19:43 | 수정 : 2017.07.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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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너 소시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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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안녕하세요. ‘옛날 소시지’ 입니다. 저는 요즘 들어 제 정체성이 의심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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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소시지 맞아?’ ‘흐물흐물하고 텁텁해.’ ‘식감이 이상해…’ 소시지인 저에게 자꾸 ‘소시지 맞냐’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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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옛날 소시지는 소시지가 아니라 어묵입니다. 소시지 모양에 돼지고기 향을 덧댄 일본식 찐 어묵입니다” - 황교익 칼럼니스트 심지어 소시지인 척하는 어묵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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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하지만 저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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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도 소시지도 맞아요!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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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정식 명칭은 ‘어육+소시지’. 생선살과 다양한 고기, 전분을 사용해 돼지고기와 비슷한 맛과 풍미를 느끼게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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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이렇게 정체성 혼란이 생기게 된 건 제 ‘탄생 비화’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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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때는 바야흐로 1963년, 제가 태어나기 직전만 해도 우리나라 경제 여건은 좋지 않았어요. 돼지고기가 아주 귀하고 비싸게 여겨져 부유층을 제외하곤 잘 먹지 못할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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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그때 한 회사(당시 평화상사)가 일본에서 가공 기술을 들여와 저렴한 가격에 돼지고기 맛을 즐길 수 있는 저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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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 인기는 상상초월 했어요. 집집마다 식탁 위에 수시로 제가 올라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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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학교에 도시락 반찬으로 들고 오면 젓가락 전쟁을 치르기 일쑤였죠. ‘옛날 소시지’, ‘분홍 소시지’. a.k.a 최고의 도시락 반찬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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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게다가 절 찾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매일 이른 아침마다 공장 앞에 줄 서 있었어요. 어느 정도 인기였는지 실감 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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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 인기는 시들해지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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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줄줄이 소시지’ ‘수제 소시지’ : 경제 발전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자 순 돼지고기로 만든 고급 소시지를 찾았기 때문이에요. 솔직히 제가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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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하지만 저는 전성기 시절, 그대로의 특색을 살려 제 본연의 맛을 지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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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그리고 최근 5년 사이 옛날 향수를 그리워하는 코딱지들이 저를 찾아준 덕분에 요즘 추억의 도시락 반찬으로 나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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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고급진 소시지가 갈수록 많아지지만 기죽지는 않을래요. 저는 맛보다 추억을 소환하는 음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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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소시지? 어묵?…옛날 소시지의 정체는?

제 얘기를 듣고 나니 배고프신가요? 그럼 오늘 저녁 오랜만에 달궈진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빙∼ 둘러서 계란 물을 듬∼뿍 묻힌 옛날 소시지 반찬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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