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역차별' 논란…대한민국 화장실은 평등할까

지금 대한민국 화장실은 평등한가요?

일산 호수공원의 한 화장실.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이 있습니다. 두 곳은 원래 같은 면적이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남자화장실 두 칸 중 한 칸을 여자화장실로 바꿨습니다. 매년 꽃박람회 때마다 여성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걸 보다 못해 이렇게 바꾼 겁니다.

그런데 SNS에서는 이 화장실을 두고 남녀평등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겁니다.

국내 화장실은 면적에 있어서는 남자 화장실 대 여자 화장실이 대체로 1 대 1로 동등합니다. 언뜻 평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가 볼일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남자의 2배가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자는 늘 불편 없이 볼일을 보지만, 여자는 기다리며 꾹꾹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가 편리하게 이용하기엔 화장실의 좌변기 개수가 너무 적어요. 면적만 같다고 평등한 화장실이라고 볼 수 없죠.” -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대표

편리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권리 차원에서 보면 평등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뒤늦게나마 이런 문제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실엔 ‘가변형 화장실’이 도입됐습니다. 혼잡 시 남자화장실 일부를 칸으로 막고 여자화장실로 쓰는 겁니다.

2013년엔 법도 개정됐습니다. 여자화장실의 좌변기 수가 남자화장실의 좌변기, 소변기 수의 합 이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길고 긴 줄을 서고 있습니다. “놀러 갈 때마다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줄을 서는 게 일상이죠. 기다리는 일행들에게 미안하고 창피해요.” - 직장인 24살 서00 씨

“여자들은 요도가 남자보다 짧아서 참기도 더 힘들다고 하잖아요. 정말 볼일 급할 때는 너무너무 힘들죠.” - 대학생 23살 황00 씨

남녀가 같은 크기의 화장실을 쓰는 것. 남녀가 같은 편리함을 느끼는 것. 둘 중 어떤 평등을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