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태극기 든 노인 "내가 박사모?"…오해와 진실

광화문 강림한 ★우주총사령관★

나는 매주 토요일 광화문을 간다우. 이번이 벌써 19번인가 20번인가.. 근데 갈 때마다 몸 성할 때가 없어. 나만 보면 그렇게 시비를 건다니깐?

박사모에서 환영한다고 칭찬하고 난리였어.. 근데 내가 촛불 들고 있으니 싸우려고 멱살 잡고 달려든다니까.. 욕도 많이 먹었어∼ 내 나이에!

허허 내 소개가 늦었네. 반가워! 내 이름은 박덕술이고 86살이여∼

아마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여! 명동, 이태원, 북한산, 남산… 10년 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경례하고 다녔거든. 허허∼

내가 이걸로 6년 전에 우리나라 방송도 타고∼

‘우주총사령관’, ‘오성장군’라는 별명도 생겼어∼!

그런데 요즘은 어딜 가나 사람들이 수군거려. 나는 원래 이러고 다녔어! 태극기를 손에 들고, 차림이 이러면 다 박사모인가..!

그래도 나는 ‘오성장군’, ‘우주총사령관’이니깐. 너네 지켜주고 힘 나게 하려고 촛불 집회에 계속 나오는 거야!

“복 많∼이 받으세요! 상감마마∼ 여왕 폐하∼” 나는 집회에서 구호도 외치지만 사람들한테 경례하는 것도 내 일이야!

왜 ‘상감마마∼ 여왕 폐하∼’ 라고 부르냐고? 누구처럼 황제가 따로 있다는 게 아니라 국민을 하늘같이 보라는 마음에 그러는 거야.

가끔 젊은 친구들이 먼저 와서 인사해. 하이바이드? 하이파이트? 하면서 사진도 찍었어. 요즘 사람들이 날 보고 웃으면 내가 다 행복해∼

앞으로 우리나라는 더 좋은 나라가 될 거 같아. 나서서 싸우지도 않고, 어린아이 데리고 집회 잘하고 가는 걸 보면, 참 잘했다 싶고 울컥해.. (울진 않았다우ㅎㅎ)

이제부터가 중요한 거야! 좋은 나라는 대통령 혼자 만드는 게 아냐. 그러니깐 너희도 내가 국가를 위해 뭘 했나 잘 생각해 보라고. 허허!

나도 죽을 때까지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한테 경례할게. 그러니깐 길에서 날 보면 인사 좀 받아줘!∼

아 참, 나 요즘 아파! 촛불 집회에 하도 가니깐 생전에 안 걸리던 감기가 왔어.. 그래도 곧 나아서 경례하러 갈 테니깐! 걱정 말고 기다리라고∼! * 이 기사는 우주총사령관 박덕술 할아버지(86)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1인칭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