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먹튀남 '김달수'

출고 : 2017.02.27 21:50 | 수정 : 2017.03.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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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먹튀남 '김달수'

거제시 먹튀남 ‘김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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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먹튀남 '김달수'

한 중년 남성이 노래 대회 무대에 섰습니다. 그가 ‘슬퍼하지마’를 부르자 ‘달수야 슬퍼하지마’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펄럭입니다. 무슨 사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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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먹튀남 '김달수'

“처음에는 우리 고기가 너무 싱싱해서 튀어나오는가 했거든. 그런데 너무 잦은 거야.” - 김기석 님 (횟집 사장님) 경남 거제의 한 횟집, 지난해 9월부터 깊은 밤이 지나면 매일 물고기가 바닥에 떨어져 죽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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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살림에 CCTV도 달았다니까! 얘가 그 도둑놈이야.” - 김기석 님 (횟집 사장님) 늦은 밤 횟집에 슬그머니 나타나 물고기를 물고 유유히 돌아서는 그놈! 바로 수달 ‘달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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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라고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닙니다. 수족관 덮개에 무거운 벽돌도 놓고, 장사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CCTV로 달수의 범행을 주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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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달수는 사장님이 회 뜨느라 정신없는 틈을 타 유유히 벽돌을 치우고 물고기를 훔쳤습니다. 대담하지만 가끔 눈치는 보는, ‘약간의 양심(?)’ 은 있는 수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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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시 17분경에 큰 수족관 공략. 평소보다 빠른 출근. 이모가 나가자 숨고 딱 3분 뒤 다시 등장 후 사라짐.” - 10월 8일 김기석 님 일기 中 매번 달수에게 당하기만 하니 사장님은 달수의 수법을 파악하기 위해 동선을 기록하는 일지까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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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을 시도해보기도 했습니다. 횟감으로 못 쓰는 생선을 밖에 내놓은 겁니다. 하지만 콧방귀를 뀌듯 달수는 또 수족관에 들어가 비싼 물고기만 잡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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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를 바보 취급하는 것 같아요. 달수가 천연기념물만 아니면 벌써 잡았지요. 내가 특공 보일러(?) 출신이거든요. 저거 딱 다음에 오면 특공 보일러(?) 맛을 보여줘야 하는데...” - 김기석 님 (횟집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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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간혹 달수가 안 오면 미운 정이 들었는지 사장님은 하천으로 찾아갑니다. “장어도 넣어놓고 편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안 오네요. 내가 미워졌나?” - 김기석 님 (횟집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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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달수가 횟집 털이를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금 항만공사 때문에 하천에 펜스가 쳐 있어요. 수달이 좋은 어장을 뺏긴 겁니다.” - 박병권 님 (한국 도시 생태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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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공사 탓에 먹이가 사라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도 3일 굶으면 남의 집 담을 안 넘는 사람이 없다고... 그래서 쟤는 현대판 장발장이에요. 아주 안타깝습니다. 우리도 공범이에요.” - 김기석 님 (횟집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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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었는데 마냥 싫어할 수 있나요. 물어갈 때 엄청나게 귀엽다니까요! 달수하고 같이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 김기석 님 (횟집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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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달수는 여전히 수족관을 털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달수를 위한 물고기를 넣어두기 때문입니다. “달수야, 잘 지내고 정 먹을 게 없을 때는 오너라∼” - 김기석 님 (횟집 사장님) 기획 하대석, 정혜윤 / 그래픽 김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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