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직도 딸을 태그하고 있습니다

출고 : 2017.02.26 11:22 | 수정 : 2017.03.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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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직도 딸을 태그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아직도 딸을 태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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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직도 딸을 태그하고 있습니다

이기철 씨는 페이스북에 일기를 쓰듯 매일 두세번씩 사진이나 글을 올립니다. 그런데 모든 게시물에 항상‘박주원 님과 함께 있다’고 태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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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원 양 프로필에 들어가 봤더니 앳된 여고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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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표지 사진에 관이 보입니다. 주원이는 2015년 5월 집단따돌림에 시달리다 집 옥상에서 투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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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간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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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이의 엄마 이기철 씨는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원이의 흔적을 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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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남자친구 빼앗은 여자애로 몰려서 왕따가 되고…계란에 밀가루 세례까지 받고, 학교 쓰레기장에서 의자로도 맞아봤어.” - 故박주원 양 중학생 때 피해 내용 주원이가 친구에게 보낸 카카오톡엔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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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음대로 말 걸고 그랬던 거 불편했다면 미안해.” “혹시 내가 실수했거나 기분 나쁘게 한 게 있었다면 미안해.” - 故박주원 양 카카오톡 대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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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교측은'가해자 없음, 피해자 없음'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경찰도 주원이가 폭력을 당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조사를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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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었습니다. 자식을 지키지 못했고, 억울함마저 풀어주지 못한 엄마는 죄인이 된 심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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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마저 악화돼 앓아 누운 엄마 이기철 씨. 하지만 주원이를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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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이의 명찰을 외투에 달고 세상 밖으로 나갔습니다. 주원이가 남긴 숙제를 같이 풀어나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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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서명 운동을 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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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학생과 부모를 돕는 단체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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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철 씨의 진심 어린 상담과 조언은 피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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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을 돕는 ‘밥 연대’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어느덧 그는 시민운동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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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면 24시간 꺼지지 않는 초 앞에 앉아 주원이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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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주원이를 위한 나무도 심었습니다. 책가방에 달고 다니던 인형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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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이를 태그하는 이유는 옆에 함께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주원이의 친구들이 페북에서만이라도 계속 기억해주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이기철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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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님은 오늘도 박주원 님과 함께 있습니다. “먼 훗날, 우리 주원이 앞에 가서 엄마는 부끄럽지 않게 살다 왔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기철 님 기획 하대석, 김근아 인턴 / 그래픽 김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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