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가족이었습니다

출고 : 2017.02.14 21:50
뉴스에는 위아래가 없다 - 스브스뉴스

저에겐 가족이었습니다

저에겐 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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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경남 창녕군의 한 시골마을. 장 보러 갔다 집이 와보니 마당에서 뛰놀던 우리 매실이가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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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아저씨는 택시가 집 앞 도로에서 매실이를 쳤다고 했어요. 그런데 병원에 데려가지는 못할망정 기사는 매실이를 트렁크에 싣고 가버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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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이 없는 우리 가족은 매실이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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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경찰관의 반응은 시큰둥 했어요. 당장 찾을 방법이 없다며 사고현장에 출동조차 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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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온 마을을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현수막도 내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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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부 마을 사람들은 저 보고 유난 떤다며 손가락질 했어요. 개 하나 때문에 뭔 짓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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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왜 이렇게 유난 떠느냐고요? 우리 매실이는 그냥 강아지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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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갑작스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큰 딸아이도 수술을 받아 몸과 마음이 너무나도 힘들 때, 우리 예쁜 매실이가 제 품에 안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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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아버지 고향을 따와서 '오매실'이라고 지었어요. 아버지 잃은 슬픔에 잠긴 제게 매실이의 재롱은 큰 위로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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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 떠 밤에 잠들 때까지 매실이는 제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가족’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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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이는 가족이라며 찾아달라고 애원했지만 경찰은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우리 큰 딸애가 인터넷에 억울하다고 글을 올리고 기사화 된 뒤에야 수사는 시작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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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첫날 경찰은 현장 CCTV를 확인하고 그날 택시기사를 체포했어요. 택시기사는 매실이를 야산에 묻어줬다고 했지만 어딘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도저히 믿을 수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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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매실이 사체를 최종 확인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차로 쳐 죽인 것도 모자라 보신용으로 실어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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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가족이었지만 그 택시기사에겐 그저 개 한마리였겠죠. 매실이가 하늘나라에서 늘 행복하길 다신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길 간절히 기도할게요. *이 기사는 매실이 엄마 박정이(49) 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1인칭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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