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 2016.10.20 10:10
| 수정 : 2017.02.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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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세상에서 가장 멋진 출판기념회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저는 광주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수능이 50일도 채 남지 않은 고등학교 3학년 교실, 생각만 해도 조용하고 삭막할 거라 생각되실 거예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실제로 그랬어요.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그런데, 얼마 전부터 저희 3학년 3반 교실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바로 벽면에 붙은 ‘시’ 때문입니다.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이 시들은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우리 반 친구 경원이가 쓴 작품입니다.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엄마가 저를... 버렸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고아였죠. 시로 표현해보고 싶어서 엄마에 대한 시를 쓰게 됐어요.” - 김경원 학생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경원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제 친한 친구인데요, 쉬는 시간마다 뿌듯한 표정으로 본인이 쓴 시를 제게 보여줬습니다.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경원이의 시는 위로가 돼요. 문학적으로 뛰어나지 않을지는 몰라도 솔직해서 전달력도 좋고 진정성이 있어요.” 저는 시를 쓴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경원이가 쓴 시가 너무 좋아서 볼 때마다 놀라곤 했습니다.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엄마에게 나에게 엄마란 부르기 가장 힘든 사람입니다 나에게 엄마란 너무나도 미운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나에게 엄마란 이미 내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존재입니다 나에게 엄마란 그 이름이 너무나도 어색하게만 느껴지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가끔은 엄마의 품에 안기어 울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가끔은 엄마를 원망할 때도 있었습니다 또한 가끔은 엄마에게 들려 드리지 못 했던 이 말들을 들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엄마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보고 싶습니다 특히 저는 ‘엄마에게’라는 시를 읽었을 때 눈물이 왈칵 차올랐어요. 그동안 경원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3년 동안 경원이는 시를 쓰고, 또 썼어요. 저는 담임선생님을 찾아갔어요.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선생님이 직접 타이핑해서 붙여주셨어요.” 그래서 저희 반 교실 벽면에 경원이의 시를 붙이게 된거죠.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다른 반 친구 중 하나는 경원이가 우리 반 주인공 같다고 얘기해줬어요.” 쉬는 시간이면 수험서를 들여다보기 바쁘던 아이들이 벽면에 서서 경원이의 시를 보고 스티커를 붙이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이 정도면 시집 만들어도 되는 거 아니냐고 폐지 주워서 시집 만들까 그런 이야기도 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매번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던 경원이의 시집을 출판하자는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게 됐어요.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그때부터 우리 반 친구들에게 목표가 생겼습니다. ‘경원이 시집 내기’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우리 반 장우혁, 정우영, 이현규 세 친구가 경원이의 시집에 들어갈 삽화를 그리겠다고 나섰습니다.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그런데 책 만드는 비용이 문제였죠. 그래서 우리는 7월에 열린 학교 바자회 행사를 통해 번 돈으로 경원이 시집을 내기로 했어요.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또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저희 반 사연을 소개해 도움을 받기도 했어요.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다행히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경원이의 시집은 세상에 나왔습니다.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시집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고 저희는 담임 선생님께서 고이 아껴 뒀다가 수능이 끝나면 졸업선물로 나눠 주신다고 하네요.^^
고3 학생이 출판한 책…숨겨진 감동 사연
저희 3학년 3반 친구들이 뜻깊은 졸업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경원이 시집, 많이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