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 2016.10.14 08:10
| 수정 : 2017.02.0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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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지난해 10월, 충북 충주의 한 중학교 3층 화장실에서 한 중년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숨진 남성은 바로 야간 당직 전담 경비원인 59살 박모 씨. 지난해 3월부터 야간 경비 근무를 홀로 해왔습니다.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평소 고혈압과 당뇨를 앓던 박 씨는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유족들은 그날 그의 심장이 멈춘 것이 지병 때문만은 아니라며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그의 업무시간은 평일 하루 15.5시간. 오후 4시 반에 출근해 다음날 아침 8시에 퇴근합니다.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그런데 계약서의 휴게시간이 좀 이상합니다. 하루 15.5시간 중 휴게시간이 무려 11시간. 근로시간은 4.5시간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이런 이상한 계약 탓에 박 씨의 한 달 월급은 99만원에 불과했습니다. 하루 15.5시간이나 학교를 지키지만 정말로 고작 4.5시간만 일한 걸까요?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보안 점검 기록을 본 결과 실제 박 씨는 하루 평균 10시간 일하고 5∼6시간 정도만 휴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더구나 휴식 시간에 도난이나 화재사건이 나면 해고될 수 있다는 생각에 박 씨는 늘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최저임금에 한참 못 미치는 돈만 받으며 이렇게 밤새 일해온 겁니다.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주 1회 보장된 휴일도 제대로 챙기기 힘들었습니다. 휴일에 쉬려면 대체 근로자에게 1만원을 줘야 해 그 돈이 아까워 주로 평일에 휴가를 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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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 출근할 때 퇴근하니까 생활 리듬이 완전히 깨졌어요. 평소에는 주기적으로 진료도 받으며 관리했는데 이 일을 하고 나서는 치료를 받을 시간도 부족했고요.” - 故 박OO 씨 유가족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박 씨의 부인은 남편의 죽음이 과도한 업무 시간과 관련 있다고 보고 지난 3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다 남편이 책임을 져야 해 부담감이 엄청났을 거예요. 100만원도 안되는 월급이었지만 가장 역할을 하려고 꾹 참아왔던 거죠. 너무 속상하고 분하고… 저는 앞으로도 계속 싸워나갈 거예요.” 故 박OO 씨 부인
학교 지키다 쓰러진 야간 경비원
유족들은 산재로 인정하지 않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평화로워 보이는 학교엔 어두운 밤이 되면 또 다른 박 씨가 될지도 모를 경비 아저씨들이 순찰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