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출고 : 2016.10.07 20:02 | 수정 : 2017.02.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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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휠체어에 다리를 묶고 야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서울 강서구 체육협회 소속 살롬야구단. 그들은 왜 이렇게 야구를 하는걸까? 사람들의 편견을 깨부수고싶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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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저는 1급 척수장애인 박기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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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원래부터 장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어린 시절, 산에 오르다가 떨어졌어요. 그때부터 휠체어가 제 다리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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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장애인들은 가만히 있는 게 낫지 않나…?” 장애보다 사람들의 시선이 더 힘들었어요. 감옥에 갇힌 것처럼 답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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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아무리 노력해도 늘 어떤 테두리 안에 갇혀있는 느낌이었어요.”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고, 회사도 다녔는데 장애인을 마치 환자처럼 보는 건 똑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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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두 다리를 못쓰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까?”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장애인도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졌어요. 야구가 계기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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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멀리 날아가는 저 공처럼 날고 싶다…” 야구는 남은 두 손으로도 할 수 있잖아요. 주위에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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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하면 된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 하지만 친구들은 망설였어요. 어렵게 다운증후군, 뇌 병변 등 장애를 가진 친구 15명을 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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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정신없는 XX들… 장애인이 어떻게 야구를 해” “미친 놈 장애인들이 앉아나 있지…” 역시 사람들은 우리가 야구하는 것도 곱게 보지 않았어요. 경찰까지 부르는 사람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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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아무래도 저희가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아파트 주차장이나 공원 공터에서 야구를 하고 있으니 위험해 보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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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네 사실 위험하죠… 아니 위험했죠. 혹시 떨어질까 봐 휠체어에 다리를 묶어야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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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눈탱이 밤탱이가 되죠.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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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출 돈도 없는데 야구장은 어떻게 빌릴 수 있겠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야구를 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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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좋아하는 야구가 일상이 돼버려서 요즘 너무 행복해요.” -샬롬 야구단 3루수 윤근영 씨- “다른 장애인분들이 저를 보고 새로운 도전을 하셨단 이야길 할 때면 뿌듯해요.” -샬롬 야구단 포수 김종배 씨- 야구는 저희에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거든요. 재활일 뿐 아니라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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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다행히 11년을 꾸준히 했더니 인식이 많이 좋아졌어요. 운동할 때 음료수를 사다 주는 사람들도 있고 공원을 내어주시기도 하고 또 저희와 경기를 해주는 일반인 팀도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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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가만히 있으라고요?

제 꿈은 그렇게 크지 않아요. 장애인 야구도 일반인 야구와 똑같은 시선으로 편견 없이만 바라봐 줬으면 좋겠어요. 아! 덜 다칠 수 있는 전용 구장도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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