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 2019.03.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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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선생님, 아빠가 저거 구름과자래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안녕하세요, 경기도 고양시 큰솔어린이집 교사 박은숙입니다. 아빠가 알려줬다면서 담배 연기를 구름과자라고 한 아이는 우리 어린이집 친구예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어린이집에 있으면 담배에 대한 호기심 어린 질문이 매일 쏟아져요. 다들 담배를 어떻게 알았는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물어보는데, 아휴 당혹스럽죠.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사실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 상당수는 아예 대학생 때 금연을 선택하거든요. 행여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까 싶어서. 게다가 올해부턴 유치원, 어린이집 담장 밖 10m 이내는 법이 정한 금연구역인 거 아시죠?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그런데 아이들과 이야기해보면 단순히 눈앞에서 담배를 숨기는 게 해결책은 아닌 것 같아요. 어쩌다 본 담배, 어쩌다 맡은 담배 연기로도 아이들 호기심은 말 그대로 대폭발; 심지어 어른이 무심코 한 말 때문에 담배를 좋은 것, 신기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해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우리나라 청소년 첫 흡연 연령이 13세*인 거 아세요? 담배가 얼마나 나쁜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채 호기심으로 한 번, 친구들과 어울려 두 번, 이렇게 시작된 흡연이 평생 습관이 된다더라고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게다가 어릴수록 니코틴 중독에 취약해서 흡연 시작이 한 살 빠를 때마다 니코틴 중독 확률도 10%씩 증가*한대요. 15세 이하에 흡연을 시작하면 폐암 사망률은 약 20배 * 나 커지고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유아를 대상으로 한 수학, 영어 등 조기교육이 화제인 요즘 흡연의 나쁜 점을 알리는 교육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조기교육 아닐까요? 흡연은 평생 건강, 평생 습관을 좌우하니까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우리 어린이집 유아반 친구들은 담배가 왜 나쁜지 알려주자 엄청 집중하더라고요. 19명 중 12명의 아빠가 담배를 피우고 계셨거든요. 아이들이 얼마나 아빠 걱정을 하는지…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담배가 얼마나 안 좋은지 실험을 한 날이었는데 한 아이가 집에서 잠을 자다 이렇게 말한 거예요. 다음날 아버님께서 찾아오셨더라고요. 꼭 금연 성공하겠다고 다짐도 하셨죠.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금연에 도움 되는 허브를 키워 아빠한테 선물도 하고,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금연구역에 떨어진 담배꽁초도 주웠어요. 이웃 아저씨, 아주머니에게 여기서 담배 피우면 안 된다고 열심히 알리기도 했어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 새까맣게 누우렇게 내 치아가 무섭게 변했네 니코틴 입속 가득히 뿜뿌부부부부붐∼♪ 숨 쉴 때도 힘들어요. 말할 때는 입 냄새가 뿜뿜 다짐하면 할 수 있어 우리 다 금연합시다! 와∼!! ? - 아이들이 직접 개사한 ‘금연송’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담배의 나쁜 점과 당당히 맞선 우리 어린이집 교육은 대성공입니다. 아이들은 담배가 얼마나 안 좋은지 확실히 알았고 담배 피우던 아버님 12명 중 5명은 금연에 성공하셨거든요!
"나도 먹어도 돼?"…아직도 담배를 '구름과자'로 아는 아이들
주변에 담배를 궁금해하는 귀욤뽀짝들이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이 그 아이의 평생 건강을 지켜줄 기회입니다. 못된 담배 녀석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언니, 오빠, 이모, 삼촌이 도와주세요. 약속!! ※경기도 고양시 큰솔어린이집 교사 박은숙 님과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1인칭 카드뉴스입니다. 글·구성 이아리따 그래픽 김태화 기획 조기호 제작지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 표지 사진 ‘초록 모자를 쓰고 담배 피는 소년의 초상’. flickr(@pellethepo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