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없으니까 이혼할래"…'변기 영화' 인도서 난리

요즘 인도 씹어먹는 변기 영화

인도에서 한 영화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화 예고편이 공개된 지 이틀 만에 조회수가 2,500만 회에 달했습니다.

근데 영화 소재가 좀 특이합니다.

소재는 바로 ‘화장실’입니다.

영화 제목도 <toilet>입니다. 집에 화장실이 없어서 이혼하겠다는 아내와 화장실을 만드느라 고군분투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는 이야기, 하지만 허구가 아닙니다.

지난 2015년, 인도에 사는 20대 여성이 집에 화장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녀는 결혼 후 줄곧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집 근처 들판에서 볼일을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남편이 담배와 술 등에는 돈을 쓰면서 화장실을 만들지 않은 것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에 대한 학대이자 인간적 존엄을 해치는 행위” - 라자스탄 주 법원 판결 - 재판부는 여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집에 화장실이 없는 건 이혼사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인도에서는 집에 화장실이 없어서 국민 10명 중 4명이 야외 배변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밤에 야외에서 볼일을 해결하다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 5월, 십 대 소녀 두 명이 야외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인도 여성 중 10명 중 3명은 야외 화장실을 이용하다 성희롱, 성폭행 등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배변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 가능하면 야외에서 하는 것이 좋다.” -인도 힌두교 생활 법전- 인도의 집에 화장실이 없는 건, 힌두교 문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인도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4만 5,000가구에 화장실을 설치했지만, 아직 턱없이 모자랍니다.

인도의 화장실 문화는 위생문제만이 아닌 여성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단지 화장실이 주제인 한 영화가 인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지 지켜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