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옳은 일이었으니까요"…기상청 직원의 용기 있는 고백

출고 : 2017.07.05 20:22 | 수정 : 2017.07.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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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옳은 일이었으니까요"…기상청 직원의 용기 있는 고백

"옳은 일하고 해고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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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옳은 일이었으니까요"…기상청 직원의 용기 있는 고백

지난 2011년, 기상청은 돌풍을 감지하는 ‘라이다(LIDAR)’라는 장비를 도입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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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문제가 있습니다. 이 장비는 성능이 너무 떨어져요.” 그런데, 당시 담당업무를 총괄하던 박진석 씨는 도입하려던 장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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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하려던 장비의 성능이 기준치에 미달한다는 겁니다. 탐지 거리도 기준보다 짧고, 공기층을 분석하는 속도도 기준보다 느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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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하려던 장비는 1차, 2차 입찰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3차 입찰에서는 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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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이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탐지 거리 규격이 15km였던 걸 10km로 줄이고…. 성능을 좋은 걸로 확대하는 건 몰라도 줄이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입찰 기업의 납품 실적 기준도 완화해줬어요.” - 박진석 씨 (전 기상산업진흥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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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시에 알아본 결과, 실제 장비 가격은 50억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어요.” - 박진석 씨 (전 기상산업진흥원 팀장) 박 씨는 성능 미달인 장비를 50억 원이나 주고 도입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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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 씨는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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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제기한 지 약 3개월 만에 박 씨는 해고를 통보받았습니다. 설 연휴 전날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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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입찰 이후 상대 업체에게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는 게 해고 이유였습니다. 또, 전 직장과 장비 업체에게 고발을 당해 재판도 받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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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정한 일에 눈 감고 있었으면 편했겠죠. 그래도 그건 아니다 싶었어요. ‘인생 살면서 후회는 하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이건 옳은 일이었으니까요.” - 박진석 씨 (전 기상산업진흥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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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법정 공방은 5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2천만 원 정도의 돈도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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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박 씨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입찰을 방해했다는 혐의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도 모두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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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소된 걸 보고 ‘뭔가 잘못했으니 그랬겠지’라고 생각했을 지인들에게 떳떳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게 제일 기뻐요.” - 박진석 씨 (전 기상산업진흥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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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고발자들 모임에도 가 봤어요. 내부 고발을 하니 주변에서 이상한 눈으로 보더래요.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고요. 권력과 맞서는 게, 진짜 힘든 거죠.” - 박진석 씨 (전 기상산업진흥원 팀장) 박 씨에게 지난 5년은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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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지금도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옳은 일을 했다기보다는… 공직자로서 이렇게 하는 게 정도(正道)라고 생각해요.” - 박진석 씨 (전 기상산업진흥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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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옳은 일이었으니까요"…기상청 직원의 용기 있는 고백

박 씨는 공직자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이야기합니다. “공직자들이 제대로 마음먹고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면 업체도 비리를 저지르지 못할 겁니다.” - 박진석 씨 (전 기상산업진흥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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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옳은 일이었으니까요"…기상청 직원의 용기 있는 고백

우리는 제2, 제3의 박진석 씨와 같은 용기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함께, 자리를 걸고 목숨을 건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의 보호와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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