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출고 : 2017.06.28 19:40 | 수정 : 2017.07.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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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우리의 가난을 구경하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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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공장에서 일하는 나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상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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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아끼기 위해 나와 상훈이는 같이 살게 됐고 우리는 서로 의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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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그러던 어느 날, 상훈이가 내게 고백했다. “나는 사실 부자야. 대학생이기도 해. 아버지가 방학 동안에 어디 가서 고생 좀 실컷 하고 돈 귀한 줄도 알라고 하셔서 일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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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맙소사. 이제부터 부자들 사회에선 가난 장난이 유행할 거란다. 그가 떠난 후, 난 상훈이가 가난마저 훔쳐갔다는 것을 비로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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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이 이야기는 故 박완서 작가의 단편소설 <도둑맞은 가난>의 내용입니다. 1975년에 발표된 이 소설과 비슷한 이야기가 2017년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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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지난 1일, 서울시에 있는 한 구청이 쪽방촌을 대상으로 대학생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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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에서 2박 3일간 생활하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을 공감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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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대학생들이 갑자기 우리 집 옆으로 와서 내가 먹고 자고 하는 일상들을 관찰하는 거잖아요. 그냥 어려운 곳에서 한번 살아봤다고 하는 단순한 체험 거리로 그치는 거죠." -박사라 (홈리스 행동 상임 활동가) 가난의 상품화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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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주민들은 쪽방촌 체험 프로그램이 주민들 모르게 진행됐다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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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들 체험을 한다, 그게 말이 되는 건가요." -주민 A씨 "이 동네가 거의 다 수급받는 분들이에요. 대학생들은 여기를 잠시 체험한다는 건데….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주민 B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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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대학생들이 하룻밤 정도 자면서 이분들이 이렇게 어렵게 사는구나… 자기네한테 도움이 될 거란 말이에요. 도시락 봉사, 도배 봉사, 물 나눠주기 봉사 … 봉사하는 거죠.” - 관할구청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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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을 불편하게 할 의도는 없었고 좋은 취지로 준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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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계속되자 구청은 체험 프로그램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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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인천 괭이부리마을에서도 쪽방촌 체험 프로그램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취소된 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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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는 상처에요"…논란의 '쪽방촌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한 기획자들은 이건 굉장히 휴머니즘적인 것이라고 보는 거죠. 결국은 사회적인 강자가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생각해요." - 박동현 (사회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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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체험 프로그램은 주민들에게 상처만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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