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순이 처음보냥?

편순이 처음 보냥?

어서오라냥∼ 카운터에 내가 있어서 놀랐냐옹?

나는 이 편의점의 점장, ‘편순이’ 다옹. 천안 성정동에서 나름 유명한 점장이라옹. 고양이인 내가 어떻게 점장이 됐냐고?

사실 나는 길고양이였다옹. 지난해 가을, 길을 가다가 우연히 이 편의점 앞을 지나갔는데,

직원이 나를 발견하고는 너무 재미있게 놀아줬다옹. 그 후로 며칠 계속 찾아갔는데, 정들어서 나가기가 싫더라고. 안 나가고 계속 쳐다봤지ㅋ

그 때 내가 너무 귀여웠나 봐∼ 내 몸의 상처들을 치료해 주고 편의점에서 지낼 수 있게 해 줬다옹.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서 얼마나 행복하던지! 취업하자마자 점장도 됐다옹ㅋ

나는 우리 편의점의 점장이자 마스코트로서 인간들한테 즐거움을 준다옹. 카운터에서 계산할 때 옆에 같이 있는 건 물론이고,

손님들 앞에서 재롱부리는 것도 내 전문이지. 이렇게 만세 하고 있으면 인간들이 끔뻑 죽더라ㅋ

심심하면 물건 사이에 숨어있기도 하지. 인간들이 물건 고르다가 엄청 놀란다옹. 그래도 내가 귀엽다네?

놀기만 하는 거 아니냐고?! 명색이 점장인데 직원들 관리도 열심히 한다고.

물건 정리 잘하는지 이렇게 지켜보기도 하고, 아르바이트생 면접 볼 때도 꼭 참석한다옹.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피곤해져서 잠이 몰려오는데, 그때는 뜨끈하게 온장고 위에서 낮잠 자면서 꼭 에너지 보충을 하지ㅋ

자고 일어나면 다시 쌩쌩해져서 더 열심히 재롱도 부리고, 일을 한다옹. 이제는 날 보러 오는 단골도 많아졌지. 얼마나 뿌듯한 지 ∼

요즘 직원들 관리하랴, 손님들 맞이하랴 너무 바쁘지만 즐겁다옹. 나는 인간들이 날 보러 오는 게 고마워.

누구보다 잘 놀아줄 자신 있으니까 내가 보고싶은 인간들 언제든 놀러 오라옹ㅋ <이 기사는 편순이를 돌보고 있는 문세웅 씨와의 인터 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1인칭 뉴스입니다.> 기획 최재영, 김근아 인턴 / 디자인 조상인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