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출고 : 2017.03.3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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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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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2015년 가을, 성공회대학교 강의실에서 수업 도중 한 남학생이 뛰쳐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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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화장실로 직행한 그는 잠시 멍하게 있다 강의가 끝나고 나온 친구들에게 자기가 들은 교수의 말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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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냐… 난 그렇게 알고 있다. 동성애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교수는 강의에서 동성애는 질병이며 정신적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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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학생은 황당했습니다. 이미 27년 전인 1990년 세계보건기구는 동성애를 질병분류에서 삭제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선 성 소수자를 치료하려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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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교수의 차별적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려고 알아봤지만 도와줄 수 있는 학내 기구도 성 소수자 모임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직접 ‘성 소수자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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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학생의 이름은 백승목. 올해 성공회대 총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해 정책토론회에서 자신이 성 소수자임을 밝혀 화제에 오른 4학년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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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제 성적 지향성을 확립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저를 바라보는 시선을 받아들이는 게 어려웠죠.” 그는 중학생 때부터 성적 지향성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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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당연하다는 듯이 사람들은 여자친구가 있냐고 묻곤 했어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속으론 불편했지만 성적 지향성을 드러내긴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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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가면을 쓴 채 살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스무 살 성인이 된 해부터 지인들에게 성적 지향성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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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이번 커밍아웃도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었어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온전한 저의 모습을 학우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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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하고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커밍아웃 이후 승목 씨는 큰 힘이 됐다는 성 소수자들의 메시지를 여러 번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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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커밍아웃은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는 커밍아웃이 이슈가 되는 이 상황이 한편으론 씁쓸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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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일이 대단한 일인가요?

“‘소수자’는 다수의 반대말이 아니에요. 사회가 정한 ‘정상’ 범주에 드는 사람들을 ‘다수’로 명명했을 뿐이죠. 사실은 그 ‘다수’ 안에도 아주 다양한 ‘소수’가 존재하고 있어요. 저의 작은 움직임이 그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 백승목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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