뀨∼ 날 죽일 고라니!!

출고 : 2017.03.09 21:06 | 수정 : 2017.03.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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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 날 죽일 고라니!!

뀨∼ 날 죽일 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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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 날 죽일 고라니!!

고라니(이하 '고') : 우적우적 챱챱 사냥꾼(이하 '사') : 철컥! 손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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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 날 죽일 고라니!!

고 : 헉…아저씨 잠깐만요! 사 : 또 농작물 갉아먹었지? 이 동네 사람들이 너한테 학을 뗐다. 이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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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 날 죽일 고라니!!

고 : 한 번만 봐주세요! 저 잡아가 봤자 쓸모도 없잖아요? 사 : 쓸모없긴. 너 잡으면 수당 받을 수 있어. (※국내 일부 지역에서는 고라니 출산기와 가을철에 고라니를 포획해 증거를 제출하면 보상금을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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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 날 죽일 고라니!!

고 : 제발 보내주세요. 저 한국에서나 이렇게 푸대접이지, 세계적으로 엄연히 멸종위기의 사슴이라고요. 사 : 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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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멸종할 가능성이 있는 야생생물들을 적색자료목록, 일명 '레드리스트'로 만들어 보호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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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우리 고라니는 그 레드리스트에 VU(Vulnerable), '취약'으로 분류돼 있어요. 전 세계에서 중국과 한국 딱 두 곳에 서식하죠. 멸종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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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세계적으로 개체 수는 얼마 안 되는데 그 수의 90%가 한국에 몰려 있고 서식지가 국내 전역에 분포돼 있어서 흔하게 느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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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어쨌든 여기선 '유해 야생생물'인데. 네가 농작물, 과수를 갉아먹어 상품 가치를 다 떨어뜨려 놓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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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사람들이 농사짓는 그 땅, 엄연히 우리 서식지였어요. 그리고 피해 액수를 따지면 멧돼지는 80억, 우린 10억 정돈데, 왜 우리한테만 따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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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 헉, 알았어. 울지마. 근데 다른 나라에서는 다 멸종했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살아남은 이유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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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음, 지형적 요건이나 우리의 번식력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일제강점기의 해수 구제정책*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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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당시 그 정책 때문에 죽은 동물은 호랑이뿐만이 아니에요. 우리를 잡아먹는 늑대, 여우, 스라소니, 삵, 족제비, 담비 등이 사라져버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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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우리랑 식성이 같은 대륙사슴, 노루 등의 경쟁자들도 사람들 욕심에 고기나 약재로 사라졌어요. 불과 몇십 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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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포식자도, 경쟁자도 없어졌으니 우린 자연스럽게 번식했죠. 여러 요인 때문에 속도는 둔해졌지만 지금도 수는 계속 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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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 그래서 우리가 개입하는 거야. 지금으로선 너희를 직접 포획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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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해로우니까 죽인다'? 현재 포획으로 수를 조절하는 정책은 과학적 근거나 제도적 장치도 없는 1차원적인 발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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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100여 년 전 그 정책도 이유는 같았는데. 아저씨, 이거 데자뷰 같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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