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내내 하루 종일 버스만 타는 남자

출고 : 2017.02.28 21:43 | 수정 : 2017.03.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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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내내 하루 종일 버스만 타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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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내내 하루 종일 버스만 타는 남자

종일 버스를 타고 다니는 남자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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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대 이상 해가 질 때까지 버스를 계속 갈아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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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앉으면 그는 노트를 펼칩니다. 노선번호, 운영업체, 승하차 장소, 이용요금 등을 빠짐없이 기록합니다. 매일 이 일을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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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이에요. 버스가 좋아서 하루 종일 타고 다녀요.” - 김훈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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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살 김훈배 씨. 그는 12살 때부터 이렇게 종일 버스를 타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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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개의 노선을 알고 있고, 운영 회사와, 첫차 막차시간, 버스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가는지 다 알고 있어요.” 그는 버스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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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로 운영하는 노선 중 여기를 지나가는 버스는 260번밖에 없어요.” 안내 방송만 듣고서 어떤 버스인지 단번에 알아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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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가 OO 자동차고요. 모델명은 뉴슈퍼에어로시티 천연가스 차량입니다.” 의자만 만져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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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렇게 습득한 정보로 벌써 10년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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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버스 정보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그의 바람대로 하루 1000명 이상이 블로그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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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때 제가 목을 신발 끈으로 감고 있더라고요. 죽고 싶어서…” 버스를 만나기 전만 생각하면 김 씨는 눈물이 쏟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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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친구들에게 반복해서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그 상처는 낫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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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계속 멀리 내려다보면 마음이 편했어요. 온갖 잡생각이 없어지고 오직 거기에만 집중하게 되니까요.” 세상을 향한 문을 닫으려고 했을 때, 버스를 만났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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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걸 하니까 엄마도 행복해.” - 김훈배 씨 어머니 어머니는 그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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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로 살아갈 용기를 얻은 그는 이제 남을 행복하게 해 줄 생각에 마음이 들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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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는 모든 분이 저를 보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올 정도로 따뜻한 버스기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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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는 서울 어딘가를 달리는 버스에 올라 아름다운 꿈을 키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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