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 2017.01.09 22:02
| 수정 : 2017.02.01 15:02
뉴스에는 위아래가 없다 - 스브스뉴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저는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었습니다. 저는 카메라, 방송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하지만 2014년 여름에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정확히 8월 8일, 국회에서 처음 단식을 시작하던 날이었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당시 유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은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그런데 카메라가 보이자 무표정하던 의원이 방긋 웃어 보였습니다. 그 장면을 두 눈으로 보니 정말 화가 났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그래서 방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모습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 모습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페이스북이, 유튜브가 뭔지도 몰랐지만 무작정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엄마, 아빠들이 느꼈던 감정과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카메라에 그대로 토해냈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그렇게 416TV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어느 덧 416TV에 올라온 영상만 700개가 넘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700개의 영상이 올라오는 동안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카메라를 들고 방송을 하다 보니 유가족처럼 보이지 않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세월호 관련 이슈가 있는 현장에서 세월호에 참사와 유가족들에 대해 입에 담기도 힘든 심한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합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그래도 저는 방송을 계속합니다. 유가족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우리의 이웃이라는 것을, 세월호 참사는 그냥 이렇게 잊혀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야 했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물론 따듯한 목소리와 시선도 많습니다.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급하게 방송을 진행해야 할 때면 차 위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합니다. 정신없이 촬영하다가 끝나고 뒤돌아보면 검은 봉지에 빵, 음료수 같은 간식을 슬쩍 놓고 가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이런 순간에는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나요. 그동안의 고통도 그 순간에는 잠시 사그라지는 거 같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세월호는 아직 바닷속에 있습니다. 그 안에는 아이들의 마지막 유품도 있습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저희는 항상 진실이 궁금할 뿐입니다. 제 딸이 왜 차가운 바닷속에서 잠들어야만 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할 뿐입니다. 그때까지 저는 카메라를 놓지 않을 겁니다.
886일째 카메라 든 아빠
지성이 아빠 문종택 씨는 지금도 세월호 유가족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1000일 동안 스튜어디스를 꿈꾸던 딸 지성이를 가슴에 품고, 그렇게 다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