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 드라이버, 차와 이별하던 날

출고 : 2016.12.01 22:07 | 수정 : 2017.02.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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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 드라이버, 차와 이별하던 날

82세 드라이버 차와 이별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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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 드라이버, 차와 이별하던 날

‘정말 그만둬야 하는 걸까. 난 아직 건강한데.’ 아쉬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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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며칠 밤을 끙끙 앓기도 했습니다. 포기하기 싫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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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신세대 아빠, 멋진 할아버지로 살았습니다. 모든 게 운전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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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위험하니 안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가족들은 걱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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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우리 다음 주엔 어디 가요?” 일주일 만에 걱정은 즐거움으로 변했습니다. 가족들을 태우고 집 근처 유원지, 소양댐, 맛집을 마음껏 쏘다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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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애비 노릇도 차 덕분에 얼마나 멋지게 했는지 모릅니다. 우리 노부부 집에 살았던 첫 손자 영광이를 유치원에 매일 데려다준 것도 바로 이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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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다녀오는 길이면 영광이는 우리 부부와 함께 목청껏 노래를 불렀어요.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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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히 다녀오겠습니다!” 어엿한 청년으로 자란 우리 손자 녀석은 입대하기 전 우리 부부를 찾아와 대문 앞에 서서 자동차와 인증샷까지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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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은퇴한 뒤 울적했던 마음도 운전을 하며 달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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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모여야지∼” 이 말만을 반복하던 60년 지기 고등학교 친구 부부를 태우고 전국 여행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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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주말 텃밭을 차로 오가며 아내 사랑을 듬뿍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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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차도 저처럼 나이를 먹는지 이곳저곳 성한 곳이 없더군요. 저도 눈이 자주 피로해지고 순발력도 떨어져 운전이 위험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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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좋아하는 운전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고집부려선 안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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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마지막으로 창문을 활짝 열고 국도를 달렸습니다. 그리고 18년간 정들었던 차와 이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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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버스를 탑니다. 조금 불편하지만 창밖을 바라보며 자연을 느끼고 묵묵히 삶을 반추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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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운전대를 잡는 꿈을 꿉니다. 제 옆에는 아내가, 뒤에는 손자들이 앉아 있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웃음소리는 귀를 간지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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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올해 82세 운전을 하며 참 행복했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저는 신세대 아빠, 멋진 할아버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김기태 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1인칭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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