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원으로 점심 한 끼 해결이 어려운 요즘, 저렴한 가격을 10년 이상 유지해 온 한 '착한 식당'이 서울 지하철 역사 안에 있습니다. 출퇴근길 서민들이 많이 찾아 미담이 잇따른 곳인데, 다음 달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조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승강장 옆에 있는 분식집.
[김밥 한 줄이랑 어묵 주세요.]
김밥 한 줄 3천 원, 우동 4천 원, 저렴한 가격에 단골이 많습니다.
[이수기/경기 화성시 : 김밥하고 어묵하고 다 맛있어요. 몇 년은 이용을 했겠네요.]
3년 전부터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됐는데, 전국 지하철 역사 내 식당 중 이곳이 유일합니다.
15년째 영업하면서 물가는 가파르게 올랐는데도 김밥은 12년째, 우동은 14년째 가격이 그대로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겐 돈을 받지도 않는 등 미담 사례들도 이어졌습니다.
이 식당이 다음 달 말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두 차례 계약을 연장했던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용객들은 가게를 철거하지 말아달라는 쪽지를 이렇게 양옆으로 빼곡하게 붙였습니다.
[이덕수/경기 광명시 : 이렇게 저렴하게 파는 데가 별로 없어요. 없어진다니까 상당히 아쉽네요.]
[김태근/경기 군포시 : 이렇게 (가진 게) 없다고 그래서 누가 사회에서 도와주지는 않잖아요. 이런 장소들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착한식당, 꼭 지키겠습니다.]
[박안상/식당 주인 : 제가 새벽마다 나오면 눈물이 나와요. 저 포스트잇 저것만 보면. 진짜 힘든데 시민들이 응원을 해줬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하고 있는 겁니다.]
코레일은 식당 공간을 경쟁 입찰에 부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임대료가 오르게 돼 지금처럼 싼값을 유지하기는 어려워집니다.
코레일 측은 "박 씨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며 "다만 계약 종료 뒤 식당을 바로 철거하지 않고 정리할 시간을 드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박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