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연회장 공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워싱턴 기념탑에서 내려다본 백악관 남쪽 잔디밭의 작업자들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온 백악관 동관(이스트윙) 대연회장 건설 계약이 최대 5억달러(7천747억원) 규모의 비밀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관저 관리조직을 통해 직접 수의계약 방식으로 '클라크 컨스트럭션'(이하 클라크)에 이 사업을 비밀리에 발주했습니다.
이 계약의 협상은 작년 8월 중순 혹은 그 전에 시작됐으며, 서명은 작년 9월 22일에 이뤄졌습니다.
이에 따른 기존 동관 철거 작업은 작년 10월 20일부터 시작됐습니다.
계약에는 회사가 5년간 제공할 다양한 업무에 관한 내용과 비밀 유지 합의가 포함됐습니다.
계약서에는 경쟁입찰을 하지 않은 이유로 "행정기관의 필요를 공개하면 국가안보가 침해될 것"이라는 설명이 기재됐다고 WP는 전했습니다.
WP가 입수한 서신 사본에 따르면 계약 서명 후 클라크 관계자들은 회사가 철거, 유해물질 제거, 굴착, 울타리 설치 및 기타 서비스에 대해 최소 11개 하도급업체에 수의계약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에 통보했습니다.
이 하도급업체 중 두 곳은 클라크의 자회삽니다.
이는 백악관의 대규모 공사 발주를 관저 관리조직이 아니라 연방조달청(GSA) 또는 국립공원관리청(NPS)이 담당토록 해 온 백악관 내부 문건에 따른 업무분장과 배치된다고 WP는 지적했습니다.
백악관 관저 관리조직은 통상 대통령 관저의 일상적인 유지보수, 행사 비용, 가구·미술품 및 기타 물품 구매를 담당하며, 경쟁입찰 등 일반적 연방정부 기관의 조달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WP가 입수한 2024년 백악관 작성 내부 문건 '백악관 유지관리와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백악관 동관과 이스트 콜로네이드(백악관 동관과 본관을 잇는 통로)의 대규모 보수와 구조적 건축 요소 변경 등은 관저 관리조직이 담당하지 않고 GSA나 NPS가 처리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 문건의 유효기간은 2029년까지로 표시돼 있습니다.
GSA에서 30여년 경력을 쌓은 전직 공무원 앤서니 코스타는 WP에 "이 정도 규모와 복잡성의 사업은 경쟁입찰에 부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클라크는 백악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5억달러 한도의 "매우 다양한 유지관리, 보수, 개조 및 건설 유형의 업무"를 맡는 5년짜리 사업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2024년에 관저 관리조직의 경쟁입찰 절차를 거쳐 따낸 바 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WP에 클라크의 2024년 계약에는 "건설계약에 필요한 여러 조항이 빠져 있었다"며 2025년에 새 계약을 체결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관저 관리조직이 해당 시설의 주된 지원 주체가 될 것이어서 이 조직을 통해 계약이 체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라크 측은 WP에 보낸 입장문에서 "각 사업에 대해 확립된 조달 및 계약 절차를 따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6월 16일 보도에서 WP는 이스트윙 건설 예상 비용이 작년 7월 발표 이래 3배로 늘었고, 그 절반은 납세자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동관을 허물고 그 자리에 대연회장을 짓는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7월 31일이었습니다.
당시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애국적 기부자들'이 프로젝트 비용 2억달러(3천99억원)를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클라크가 내부 추산을 거쳐 내놓은 공사비 추정치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클라크는 건설비 추산액을 작년 10월에는 4억7천800만달러(7천406억원)로 높인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6억달러(9천296억원)로 또 올렸습니다.
WP는 올해 3월 작성된 문서에 클라크가 이윤, 간접비, 현장 직원 일일 단가 및 기타 비용 명목으로 총 6천500만달러(1천7억원)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습니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비용 협상에 직접 관여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3월 4일 작성된 조건 요약 문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클라크의 100% 자회사가 공급할 콘크리트 가격 협상에 직접 참여했으며, 당초 4천700만달러(727억원)가 넘었던 가격은 협상 과정에서 230만달러(36억원) 낮아졌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