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떨어지는 폭포수 사이로 멋지게 차려 입은 남성들이 걸어 나옵니다.
세계적 명품 기업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가 지난 23일 시작된 파리 패션위크 기간 중 유명 음악가이자 디자이너인 퍼렐 윌리엄스의 '2027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 루이뷔통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루이뷔통은 모래로 뒤덮인 런웨이를 배경으로 8m 높이에 달하는 대형 인공 폭포를 설치해 화려한 무대를 연출했습니다.
그런데 이 쇼가 끝난 직후 많은 사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유럽 전역이 40도에 육박하는 이례적인 폭염으로 평년보다 초과 사망자가 1천300명 이상 나온 상황에서 명품 기업이 엄청난 양의 물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겁니다.
멜로디 토놀리 파리 부시장은 "모두가 숨 막히는 폭염을 견디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과시형 전시는 대중에게 매우 부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런웨이가 열린 장소는 연간 1만2천 명의 학생이 거주하는 대규모 주거 단지인 국제대학기숙사 앞마당으로 알려졌는데, 기숙사에 거주하는 한 대학생은 "우리가 처한 열악한 주거 환경과 현실을 보고, 바로 옆에서 루이뷔통이 만들어 낸 화려한 폭포를 보면 극심한 모순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루이뷔통 측은 물 낭비는 없었다고 공식 해명에 나섰습니다.
루이뷔통 대변인은 "폭포에 사용된 물은 전량 파리시의 용수를 공급 받아 현장으로 끌어온 뒤, 외부 유출 없이 내부에서만 순환하는 시스템을 통해 하수로 그대로 되돌아갔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폭포 운영은 당국의 폭염 규정을 준수해 진행했으며, 무대에 쓰인 모래는 기숙사 내 비치발리볼 경기장과 재활용 업체 등에 전량 기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시민들 시선은 싸늘하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이 파리를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알린다는 명목 하에 공공장소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 김지욱, 영상편집: 김나온, 디자인: 육도현, 화면출처: 루이뷔통 공식 유튜브 채널,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