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상위 인공지능 모델 '미토스5' 사용 제한을 자국 기업에 국한해 우선 완화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의 AI 모델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한 지 약 2주 만의 일부 규제 완화 조치입니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의 경우 여전히 '미토스5' 사용이 제한될 전망입니다.
현지 시간 26일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앤트로픽에 발송한 비공개 서한에서 미국 내 특정 기업들만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5'를 사용할 수 있다고 통보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언론이 입수한 서한에서 "특정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미토스5' 모델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보안 조치가 충분히 마련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실상 미국 정부가 안전하다고 확인한 자국 특정 기업과 기관만 '미토스5'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못 박은 것입니다.
서한에는 미국 정부가 언제든 자유롭게 승인 대상 목록을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구체적인 승인 대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 내 기업·기관 100여 곳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WP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앤트로픽은 미 언론 보도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정부는 국가 핵심 인프라를 운영하고 방어하는 미국의 여러 기관에 당사의 가장 강력한 사이버 보안 모델인 '미토스5'를 다시 배포할 수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미토스5'는 검증된 미국 기업·기관에서만 쓰이고, 외국 기업 사용 제한 조치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앞서 앤트로픽과의 협업을 통해 '미토스5'의 전신인 '미토스' 사전 접근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접근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될 전망입니다.
'미토스5'는 앤트로픽이 출시한 차세대 사이버보안 전문 AI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보안 취약점 탐지 및 방어에 강력한 성능을 갖췄습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기존 사이버 보안 체계로는 대응이 어려운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앤트로픽은 글로벌 AI 보안 협력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출범하고, 각국의 검증된 기업·기관에 공식 출시 전인 '미토스' 모델을 우선 쓰도록 제공해 왔습니다.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확인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도 지난 2일 프로젝트 글래스윙에 합류하면서 '미토스'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미토스'를 기반으로 앤트로픽이 시장에 정식으로 '미토스5'와 '페이블5'를 출시하고 나서 미국 정부가 이들 최첨단 AI 상품을 대상으로 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의 접근권도 사실상 가로막힌 상황입니다.
최첨단 AI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미국 정부의 통제 조치는 앤트로픽 외 다른 기업에서도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오픈AI는 이날 차세대 AI 모델 'GPT-5.6'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처럼 누구에게나 공개한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지정한 일부 기관에만 우선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미 정부가 최첨단 AI 모델의 사용 접근권을 자의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미국 AI 업계에선 정부의 이례적이고 광범위한 첨단 AI 모델 수출 통제로 오히려 미국의 AI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한편, 앤트로픽과 미 정부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페이블5' 접근 권한을 복원하는 문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페이블5'는 전산 인프라 기업 및 소수기관 고객에만 허용되는 '미토스5'와 달리 가드레일(안전장치)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일반 이용자도 쓸 수 있도록 출시된 모델입니다.
즉 '미토스'가 전문 기업·기관에는 '미토스5'라는 이름의 상품으로, 개인에게는 '페이블5'라는 상품으로 제공된 것입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2일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모든 외국 국적자가 '미토스5'와 '페이블5'에 접근하는 것을 전면 차단하라는 수출 통제 지침을 내렸습니다.
이에 이용자의 국적을 확인하는 기능을 갖추지 못한 앤트로픽은 두 모델에 대한 모든 이용자의 접근을 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에 사용 허가가 난 미국 내 기업·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외국인일지라도 이들 모델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