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임시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을 계기로 최근 수십 년간 극도로 부정적이던 미국 우파의 이란 인식이 일각에서 유화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개시하면서 이란 정부를 "악을 행하려고 하는, 매우 완고하고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이란과 평화협상이 가피해지자 태도를 바꿨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현지 시간 24일 "이런 극적 변화는 지난주에 이란 지도자들을 '강한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부른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지만, 이는 대통령 개인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라며 우파의 관점 변화를 소개했습니다.
이란은 실용적인 국가이며, 미국은 이란과 공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고 또 배워야만 한다는 관점입니다.
신문은 이런 주장을 펴는 대표적 인사가 JD 밴스 부통령이라면서, 오래 전부터 고립주의 성향을 유지해 오던 보수파들이 고무됐으며 대외 강경 입장을 오래 고수해 오던 매파들도 어조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공화당 내에서는 세대 교체와 더불어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부상하고 있으며, 심지어 몇 주간의 격렬한 폭격을 견뎌낸 이란 정권의 능력에 대해 마지못해 감탄하는 시각까지 존재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보수 성향 잡지 '디 어메리칸 컨서버티브'(The American Conservative)의 커트 밀스 편집인은 "이란은 스스로를 방어했다. 이란으로서는 잘된 일"이라며 "우파 내에서 이란을 상대로 싸우는 데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점점 덜 금기시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1기 백악관에서 수석전략가를 지냈던 스티브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가이며 실용주의자"라며, "그(트럼프)는 반다르아바스 항구에 전함 미주리호를 띄워놓고 항복 문서를 받는 의식을 치를 수는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1945년 9월 2일 일본 도쿄만에 정박한 전함 미주리호 갑판에서 일본이 항복 문서에 서명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마무리됐던 일을 언급한 것입니다.
미국 등 연합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일본으로부터 무조건 항복을 받아냈지만, 미국이 이번 이란 전쟁을 그런 식으로 끝내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했다는 취지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다만 "이런 변화가 지속될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여전히 많은 공화당원이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주기적으로 전쟁 재개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변화 중 일부는 변덕스러운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려고 분주한 트럼프 시대의 익숙한 풍경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