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짜 모바일 신분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신분증까지 확인한 업주가 영업 정지 위기에 처하고 있지만, 정작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쓴 미성년자들에게는 현행법상 공문서 위조나 주민등록법 위반 같은 책임을 묻기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JB 이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스마트폰 화면에 뜬 정부24 앱의 모바일 신분증 화면입니다.
생년월일이 성인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취재진이 의뢰해 만든 가짜 모바일 신분증입니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브라우저의 '홈 화면 바로가기' 기능을 악용해, 겉보기에는 정식 앱처럼 구동되는 가짜 신분증 웹페이지를 활용한 수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이렇게 가짜 신분증을 사들여 행사하더라도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가짜 화면을 만들 때 본인의 사진과 주소는 둔 채 생년월일 숫자만 무작위로 바꾸다 보니,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인물, 법률 용어로 '허무인' 명의의 신분증이 되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실제 신분증이나 캡처 이미지를 도용하면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처벌받지만, 자신의 신분증의 숫자만 바꿔 존재하지 않는 유령 인물의 신분증으로 가공한 경우는 주민등록증 부정사용죄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형법상 공문서 위조·변조죄도 교묘하게 비껴갑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실시간으로 뜨는 유동적인 웹 화면은 형법상 고정된 '문서'로 인정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김진구/변호사 : 이미지 파일은 형법상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공문서 위조죄, 위조 공문 행사죄 그리고 공문서 부정행사죄 등은 전혀 성립하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미성년자가 모바일 신분증 이미지 파일을 위조해서 사용할 경우에는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모바일 신분증의 제도적 허점을 보완한 전자정부법 개정안은 두 달 후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그때까지는 법적 무방비 상태에서 애꿎은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희성 CJB)
CJB 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