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음주 강요에 시달리다 숨진 20대 여성 소방관이 실제 어떤 고통을 받아왔는지 하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회식은 새벽 2시까지 이어졌고, 폭탄주를 한 번에 마시라는 강요에, 상사를 '오빠'라고 부르라는 지시까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점검단은 소방관 17명에 대해 엄중한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제희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스스로 생을 마친 광주소방본부 소속 20대 여성 소방관 A 씨가 약혼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입니다.
"팀 회식을 했는데 10번이나 토했다", "죽을 것 같다고 애원했다"는 대화 내용엔 생전 A 씨가 겪은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24일) 발표된 정부 합동 점검단 조사 결과, 유족 측이 제기한 음주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재작년 7월부터 사망 직전까지 15개월 동안 모두 24차례에 걸쳐 부서 회식 참여를 강요받았고, 일부 회식은 나이트클럽이나 노래방 등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이어졌다는 겁니다.
참석자들이 연이어 술을 마시는 이른바 '파도타기'를 통해 폭탄주를 원샷하도록 강요했고, 남성 상사 사이에 앉도록 자리를 지정하거나 '오빠라고 불러라'는 지시도 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점검단은 또, 관할 소방서가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간부를 감찰 책임자로 두면서 사실상 '셀프 조사'를 해 유족들의 감찰 요구를 묵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창석/공노총 소방노조 위원장 : 소방의 감찰 문화와 폐쇄적인 소방 문화를 이번 기회에 완전히 개혁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점검 결과는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국무조정실이 직접 조사에 나선 지, 12일 만에 나온 것으로 점검단은 비위 행위가 확인된 17명을 엄중 징계하라고 소방청에 요구했고 이미 퇴직한 2명에 대해 수사 의뢰했습니다.
[A 씨 약혼자 : 이제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비난으로 음해하기보다 밝혀진 사실과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박천웅)